山僧貪月色 산속의 스님이 밝은 달빛 탐내어
幷汲一甁中 물 길으며 한 항아리 가득 담아갔지.
到寺方應覺 절에 가면 그제야 알게라
甁傾月亦空 항아리 물 쏟고나면 달빛도 따라 없어질테니.
산중 달빛은 우물 속 물과 오버랩되어 있다. 물 속의 달빛인지, 달빛 속의 수면인지 경계가 없다. 물과 달빛이 섞이고 스미고 삼투하고 헤어진다. 달빛과 물은 서로 외포와 내연을 이룬다. 달빛은 물의 외부이고 물은 달빛의 내면이다. 아니 그 반대도 가능하리라. 물 속에 잠긴 달이야말로 달의 그림자가 아니라 물의 내면이라는 것, 물의 내면이 치솟아 밝아지면서 달이 되었다는 것, 즉 달과 물의 일체감이 그 풍경 속 시인의 마음까지 끌어당겨 그 셋이 물아일체의 경이를 만든다. 이후 수많은 물과 달의 시가 나왔지만 근대 이전의 경우 이규보의 '山夕詠井中月'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았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