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발표·꿈단지 보관…축제보다 즐거운 '졸업식'

입력 2009-02-10 08:52:41

눈물을 흘리거나 교복을 찢는 꼴불견을 연출하던 졸업식이 이제는 희망과 재미를 주는 행사로 바뀌고 있다.

성주도원초교(경북 성주군 소학리)는 오는 16일에 '꿈이 있는 졸업식'을 계획하고 있다. 졸업생 22명 모두가 주인공으로 나서 학부모와 후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장래희망과 걸어온 길 등을 빔프로젝트로 1분씩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제안과 계획을 설명하는 행위)을 한다. 이를 위해 졸업생들은 1년 동안 담임 교사와 함께 틈틈이 준비해 왔다. 이 학교는 이런 내용들을 한지에 써서 교장실 앞 꿈단지 보관함에 보관했다가 20년 뒤 동창회 때 공개할 예정이다. 도갑호 교사는 "이런 졸업식을 마련한 게 올해로 3년째"라며 "졸업생들은 발표를 통해 장래를 다짐하고 추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신명고는 졸업식(11일)을 성명여중과 함께 영상과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로 치른다. 이날 간단한 졸업식 의례를 마친 뒤 다양한 축하행사를 준비했다. 1학년 학생이 문병란의 시 '희망가'를 음악과 함께 낭독하면서 수학여행이나 체육대회 등 졸업생의 추억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준다. 이어 무용반 학생들이 준비한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공연이 열리고 교내 임마누엘 중창단의 공연도 펼쳐진다.

북부초교(대구 북구 동천동)는 13일 열릴 졸업식을 위해 이색 선물을 준비했다. 교장과 담임 교사들은 졸업생 178명에게 평생 기억할 수 있도록 직접 글을 쓴 책과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선물한다. 졸업생에게 줄 책은 '상식 밖의 한국사'(남경태 지음)와 '완득이'(김려령 지음) 등 청소년 권장도서다.

김천초교(경북 김천시 남산동)는 졸업식을 18일 오후 7시에 연다. 졸업식은 보통 오전에 열리지만 좀 더 많은 학부모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오후 늦은 시간에 열기로 한 것. 각종 시상에 따른 시간 소요를 줄이기 위해 상장은 졸업식 전날 주며, 졸업식 날엔 촛불의식, 축하연주 등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꾸민다. 이석원 교감은 "지금까지 맞벌이 부모가 많아 자녀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모의 축하와 격려 속에서 졸업식을 치를 수 있도록 행사를 저녁시간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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