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들 '바빠진 발걸음'

입력 2009-02-09 10:12:00

2월 정국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상득 의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재오 전 의원, 정몽준 의원, 정동영 전 의원 등 '거물(巨物)들의 움직임에 정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 내 주류인 친이계가 8일 이상득 의원과 정몽준 최고위원 등을 초청한 대규모 비공개 회동을 가졌고 이재오 전 의원과 강재섭 전 대표 등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중진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상득 의원은 휴일인 8일 한나라당 내 친이계 의원 40여명이 모인 자리에 참석, 2월 임시국회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친이계가 비공개이기는 해도 이처럼 대규모 계파 모임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4월 재보선 공천과 당협위원장 교체 등 계파 간 대결 구도 및 3월로 예정된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을 앞두고 선제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친박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청와대 모임 직후 친박모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일었다는 점에서 이날 모임의 성격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모임에는 안경률 사무총장, 주호영 원내수석 부대표, 이춘식 권택기 의원 등 친이 직계는 물론, 공성진 최고위원과 이윤성 국회부의장, 진수희 차명진 의원 등 친이재오계가 주축이 된 '함께 내일로' 의원 4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상득 의원은 "(저는) 당내 어떤 모임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며 "이번에는 정 최고위원을 함께 초청했다고 해서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서 이 의원은 "이 정부가 겨우 올해 들어서 일하게 됐는데 당이 뒷받침을 잘해야 한다"며 2월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에 단합할 것을 주문했다.

권택기 의원은 "이윤성 부의장이 취임 후 밥 한 번 사겠다고 해서 신년교례회를 겸해서 모이게 됐다"며 "정치적인 성격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모이다 보니 2월 국회 얘기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모임 성격을 설명했다. 그는 정 최고위원이 참석하게 된 것에 대해 "'함께 내일로'에 참여하고 있는 안효대 의원으로부터 모임을 전해들은 정 최고위원이 참석하고 싶다고 해서 자리를 함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의 행보는 4월 재보선에 출마하려는 박희태 대표 이후의 당권 구도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주 정책연구소 '해밀'을 개설, 차기 대표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상태다.

○…박근혜 전 대표는 8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스케이트를 신고 있는 소녀 시절 사진을 올려 김연아 선수의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우승 소식을 축하했다. 박 전 대표는 "김연아 선수가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소식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듯이,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의 몸과 마음도 이젠 활짝 펴서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7일 우루무치에서 팬클럽 회원들과 화상 대화를 하면서 "귀국과 관련해 국내에 걱정하는 여론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기우"라고 지적하고 "여당도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일 화상 대화에서는 "나는 싸움을 거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싸울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백두산에 오른 그는 '이명박 만세'를 외친 것으로 알려져 귀국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 정리는 끝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재섭 전 대표도 10일 재단법인 '동행' 출범식 참석을 계기로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한동안 정치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의 측근들은 지금까지의 칩거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정치적 상황이 올 경우에는 피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에서는 4월 재선거 출마 결심을 굳힌 정동영 전 의원 문제가 화두다. 일단 공천권을 쥐고 있는 정세균 대표 등 당 주류 측이 정 전 의원의 출마 문제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여기에 정 대표 측근 인사들이 정 전 의원의 전주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쏟아내면서 양측 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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