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불황인데…혼수 가격 '꿈틀'

입력 2009-02-09 09:07:53

▲ 혼수철을 앞두고 경기는 부진한 가운데 혼수물가가 오르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 혼수철을 앞두고 경기는 부진한 가운데 혼수물가가 오르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혼수용품 장만은 예비 부부들의 즐거움인 동시에 고민거리이다. 올해는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와 혼수물가 상승으로 혼수 준비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무조건 비싼 제품을 고집하기보다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실속형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혼수 트렌드 변화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혼수 구매고객을 위한 사은행사와 혼수용품 할인판매 행사를 한 결과, 혼수 관련 매출이 전년에 비해 5%가량 감소했다. 아파트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입주가 지연된 점 등도 일부 작용했지만 혼수 고객의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혼수품 구매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고가 혼수 가전의 경우 판매 제품의 단가가 내려가고 있다. 2007년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구매시 평균 가격대가 450만원이었지만 2008년에는 350만~400만원대가 주로 팔렸다. 제품 단가가 20만~30만원정도 낮은 품목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혼부부들은 패키지로 가전제품을 많이 준비했는데 요즘에는 필요한 것만 단품으로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최신 모델이 아닌 구형 모델을 찾는 등 조금이라도 더 싼 제품을 사는 것도 최근 트렌드이다.

예물 시장도 아끼자는 분위기가 주도하고 있다. 결혼예물 가운데 금은 가격상승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18K에서 한단계 낮춘 14K로 선호도가 바뀌고 있다. 금 대신 은이나 진주를 장만하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화이트골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화이트골드는 사계절 착용해도 질리지 않는데다 다이아몬드와 잘 어울리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각광받고 있다.

◆혼수물가 오름세

본격적인 혼수철을 앞두고 혼수 물가가 오르고 있다. 금, 다이아몬드, 시계, 가전, 침구류 등 예물 상품들이 환율상승과 원자재가 인상 여파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최고 20% 오르고 예물 시계는 25% 상승했다. 다이아몬드(0.3캐럿) 반지는 지난해 140만원에서 올해는 170만~180만원으로 20% 올랐으며, 0.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도 지난해 350만원대에서 현재 400만원선으로 인상됐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해에 비해 국산 TV는 10% 정도, 수입 TV는 평균 20%가량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190만~200만원 초반대였던 국산 LCD TV(40인치)는 200만~210만원으로, 수입 40인치 LCD TV도 21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동아백화점에서도 식탁은 70만~80만원대에 팔려 지난해 60만원대보다 상승했으며, 침구류 역시 40만원대에서 50만원대로 가격이 올랐다.

대구백화점 마케팅총괄실 구승본 실장은 "작년에 이어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혼수용품 가격 상승으로 혼수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혼수 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사은 이벤트와 혼수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