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 마운드 한번 믿어주세요"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루넬비스 에르난데스(30)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7)는 제구력보다 빠른 공에 강점을 가진 투수들이다.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삼성의 전지 훈련 캠프에서 이들은 낯선 문화에 자연스레 녹아들며 '코리언 드림'을 꿈꾸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외국인 투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웨스 오버뮬러, 톰 션, 존 에니스가 남긴 성적은 모두 합해 7승17패, 평균 자책점은 6.19에 달했다. 말그대로 '시원(션)'하게 털렸고 널뛰기 피칭으로 '오빤 몰라(오버뮬러)'의 연속이었다. 때문에 에르난데스와 크루세타에 거는 기대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가 가장 힘든 부분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 에르난데스는 쾌활한 성격이라 적응이 빠르다. 그는 "모든 게 다른 것 같다. 훈련 스타일도 내가 해온 것과는 차이가 있고 훈련양도 많다"면서도 "말이 다른 데도 옆에서 도와주려고 하는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안지만, 채태인, 최원재와 친해졌다"고 말했다.
크루세타는 적극적으로 한국행을 모색해오다 기회를 잡은 경우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삼성에 오려고 했으나 인연이 되질 않았다"면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있을 때 백차승(현 샌디에이고), 추신수(현 클리블랜드)와 상당히 친해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들이 기회가 되면 꼭 가라고 추천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에르난데스가 밝힌 주무기는 싱커와 체인지업. 크루세타는 몸쪽 빠른 공에 자신이 있다. 둘 다 빠른 공 평균 구속이 시속 140㎞대 후반에 이르는 정통파 투수다.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하는 제구력에 대해 크루세타는 "원래 힘을 앞세우는 투수들은 제구가 조금 흔들릴 때가 있지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 무대에서 유망주로 꼽히기도 했던 둘에게 당시 일은 추억일 뿐, 이들은 새로운 도전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그건 옛날 이야기일 뿐이다. 지금은 한국에서 성공하고 팀 우승에 기여하는 것만 생각한다"고 했고 크루세타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팀에서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 내년에도 삼성에서 뛰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제구력을 중요시하는 선동열 감독은 이번에 제구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골랐다. 국내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이상 칼날같은 제구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 선발 투수 후보로 올려둔 에르난데스와 크루세타를 오키나와에서 직접 보게 된 선동열 감독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린 상태다.
선 감독은 "둘 모두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빨리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좋다.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도록 지시했다"면서 "크루세타의 경우 선발 경험이 많지 않지만 전지훈련에서 투구 수를 늘리고 시범경기까지 기회를 주면 곧 적응할 것이다. 공끝도 좋다. 다만 체력이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 루넬비스 에르난데스
- 국적: 도미니카
- 체격: 185㎝, 113㎏
- 성적: 메이저리그 5시즌 동암 25승36패, 평균자책점 5.50 / 마이너리그 6시즌 동안 31승32패, 평균자책점 3.97
◆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 국적: 도미니카
- 체격: 188㎝, 97㎏
- 성적: 메이저리그 3시즌 동안 4패, 평균자책점 7.96 / 마이너리그 7시즌 동안 57승4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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