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이 차면, 한쪽이 비게 마련이다'는 말이 디지털 시대에 더욱 실감난다.
온라인이 발전하면서 안방 구석구석 영화를 배급할 것으로 여겼던 일들이 오히려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영화 제작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다크 나이트'를 예로 들면서 창궐하는 디지털 해적행위를 실었다. 이 신문은 지난해 7월 워너브라더스사가 '다크 나이트'를 개봉하면서 온라인 해적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였지만, 결과는 전 세계에서 700만 번 이상 불법 다운로드되는 참패로 끝났다고 전했다.
국내에도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VHS(비디오테이프) 사업과 DVD 사업이 무력화된 상태다. 파라마운트 등 몇몇 회사는 한국 내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하기도 했다. 음악 CD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결과는 아날로그적인 사업 현실과 디지털적인 소비자들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불법 다운로드를 성토하는 데 급급했다. 온라인 상에서 영화나 TV 드라마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웹사이트와 파일 공유사이트만 막으면 될 일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초고속을 넘어 '광속'인 온라인 설비에서 파일 공유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편이다. 이를 합법화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애플사의 예로 보자.
매킨토시 컴퓨터로 유명한 애플사는 지난해 7월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으로 살 수 있는 앱(App) 스토어를 열었다. 애플사의 휴대폰인 아이폰이나 MP3 플레이어 아이팟 터치를 통해 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는 합법적인 가게이다. 그런데 문을 연 지 6개월 만에 5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또 음악을 살 수 있는 애플 아이튠즈 스토어는 2003년 3월 문을 연 이래 지난해 6월까지 50억 곡을 판매했다. 애플사는 2007년 미국 전체 음반 판매시장에서 월마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아이팟 등 효과적인 플랫폼을 통한 재빠른 합법화로 재미를 본 것이다.
최근 우리영화 '미인도'가 씨네21i에서 지난달 29일 서비스된 이후 3일까지 하루 평균 3천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제작사 및 투자사는 이를 통한 매출이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반색하고 있다.
현재 웹하드나 P2P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를 유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모델로는 현재 영화전문지 씨네21이 만든 씨네21i의 즐감, KT의 자회사 KTH의 FM(Fine Movie), 콘텐츠로드 등이 있다. 씨네21i에서는 DVD로 출시되지 않은 '프리미엄' 신작의 경우 3천500원을 받지만 DVD로 출시된 영화들은 2천원, 개봉한 지 오래된 영화는 500~1천원을 받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불법 다운로드가 판을 치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만들어 전 국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일을 끝낼 수 있어 다행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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