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출범을 앞둔 정준양 차기 포스코 회장은 3년 임기로 회사를 이끌게 됐다.
포스코는 6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정준양 상임이사(현 포스코건설 사장)가 잔여임기 1년을 사임한 뒤 다시 3년의 임기를 부여받는 신규 상임이사로 선임하는 방식을 통해 정 내정자에게 3년의 임기를 보장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요 현안 결정권을 쥔 사외 이사들이 포스코가 그동안 추진해 온 글로벌 성장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펴 정 차기 회장이 3년간 상임이사를 맡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는 또 퇴진하는 이구택 회장과 임기가 만료된 조성식 부사장의 뒤를 이을 상임이사로 허남석 현 생산기술부문장(부사장)과 정길수 부사장(스테인리스 부문장)을 각각 선임했으며, 정 회장 내정자와 함께 회장 자리를 두고 경합했던 윤석만 사장은 내년 주주총회때까지 임기가 남아 있어 일단 이사회 멤버로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앞으로는 회장 외에 다른 상임이사들은 임기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임기 만료 직전에 업무 성과 등을 따져 연임 여부를 결정키로 해 전문 경영인의 책임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했다.
포스코는 사외 이사진도 대폭 교체해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창희 서울대 교수, 한준호 삼천리 부회장, 이영선 한림대 총장,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전 연구위원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대신,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와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이사진에서 제외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본·계열사를 합친 2008년 연결매출액 41조7천억원, 포스코 자체 매출액 30조6천억원, 국내 재계 서열 6위의 포스코그룹을 이끌 '정준양 체제'가 6일 이사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경합했던 윤석만 사장이 일단 이사회에서 자리를 지키고, 임기만료된 이동희 부사장의 유임과 함께 이구택 회장과 임기만료된 조성식 해외담당 부문장(부사장)의 빈자리를 허남석 사장과 정길수 부사장으로 메워, 정 회장의 업무 1년차는 일단 '화합과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특히 포스코 내부에서는 윤 사장이 상임이사 자리를 지키게 됐다는 것과 신규 상임이사를 기존 부사장급에서 내부 승진기용한 사실을 두고 연공서열을 존중한 안정추구형으로 보고 있다.
또 6일 이전까지 포스코 안팎에서는 회장후보 확정 이전까지 정 내정자와 윤 사장을 두고 불거졌던 과열경쟁 양상을 떠올리며 윤 사장 퇴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일단 외형상 이날 이사회에서 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 것으로 구도가 잡히면서 빠른 속도로 예전의 안정된 모습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처럼 정 내정자가 윤 사장을 붙잡고 연공서열을 존중해 상임이사진을 꾸린 것은 당장 직면해 있는 경제위기를 내부 결속을 통해 타개하겠다는 가장 '포스코적인' 사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많다.
포항 본사의 한 임원은 "포스코를 평가할 때 으레 따라붙는 수식어가 '위기에 강한 기업'이다. 정 내정자가 계속되는 감산기조와 적자우려 등 현재의 위기를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 최고 경영진을 비롯한 고위 임원들이 앞장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27일 포스코 주총과 이어질 계열사 주총 및 후속 인사 또한 파격보다는 안정 추구형이 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졌다는 예상도 뒤따르고 있다.
다만 포스코그룹 내에서는 최근 회장 후보 추천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임원들의 줄서기 등 계파(系派) 논란이 임원 인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어, 계열사 주총이 마무리되는 다음달 2일까지는 확인 불가능한 설왕설래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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