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 안동댐 물 먹나…취수원 이전 추진

입력 2009-02-06 10:28:17

'대구시민들이 맑은 안동댐 물을 먹을 수 있을까?'

최근 다이옥산 사태로 홍역을 치른 대구시가 6일 발표한 낙동강 정비 및 연안개발 기본계획에 광역상수도 건설 방안을 포함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대구시는 새로 조성되는 496만㎡(약150만평)의 구미 5차 국가산업단지와 기존 구미공단, 김천, 왜관 등의 산업단지를 포함하면 대구 취수원 상류에 3천305만㎡(약1천만평)규모의 공단이 가동돼 상수원 위협 요소가 많은 만큼 수량 확보와 수질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날 낙동강 상류쪽에 대구와 구미, 칠곡, 성주, 고령 등 350만명의 주민들이 먹을 수 있는 취수원을 만들어 광역상수도를 건설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취수원 상류 이전은 낙동강에 크고작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제기돼 왔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대구시의 속내는 아예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옮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동댐 물을 끌어와 문산, 죽곡, 매곡정수장에서 정수한 뒤 시민들에게 공급하면 오염이나 사고, 가뭄 등에 대한 걱정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공사비용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포항시가 임하댐 물을 영천댐을 경유해 공급받고, 부산시가 100㎞ 떨어진 남강댐 물을 끌어오려는 상황을 감안하면 추진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상류 취수원 인근 주민들의 개발제한 등에 따른 불만은 광역상수도 이용자들이 물이용부담금을 일부 부담해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와 주민 반발 등이 예상돼 실제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대구시 관계자는 "관련되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에 국가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요청하겠다"며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이 같은 입장이 알려지자 구미 김성조 국회의원 측에서 즉각 경위를 물어오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산시도 남강댐 물을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경남도와 갈등을 빚고 있어 지역마다 불거진 국가 단위의 광역상수도 사업이 4대 강 정비와 맞물려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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