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피플]플룻연주동호회 '플룻사랑 대구경북'

입력 2009-02-05 15:07:18

플룻은 맑고 깨끗한 음색을 가져 흔히 '천상의 악기'에 비유된다. '플룻사랑 대구경북'은 수채화같이 투명한 플룻의 음색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창단 멤버는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김범수씨를 비롯해 박신영'정재영'박선영씨 등 4명이다. 인터넷동호회 '플룻사랑' 회원이었던 이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플룻사랑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쉽지 않아 2000년 대구경북 동호회를 출범시켰다.

현재 플룻사랑 대구경북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fluteforever) 회원으로 등록된 인원은 1천300여명. 꾸준히 나와 연주까지 하는 회원은 30여명 정도다. 10대 고교생부터 50대 직장인까지 플룻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친 이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인생 경험은 스펙트럼같이 각양각색이지만 회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플룻의 매력은 섬세함과 풍부한 표현력이다.

리드(얇은 진동판)를 사용하는 다른 악기와 달리 입술로 직접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기 때문에 감성이 풍부한 악기라는 것. 또 조금만 소홀히 취급해도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심신 수련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6개월~1년쯤 익히면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가 까다롭지 않은 것도 회원들이 꼽는 플룻의 장점이다.

정기 모임은 매월 첫째, 셋째주 토요일 오후에 있다. 하나의 곡을 지정, 화음을 맞추고 친목도 도모하는 자리다. 회원들은 정기 모임에서 연습한 곡들을 모아 매년 정기 및 특별 연주회를 열고 있다. 겨울에 열리는 정기 연주회에는 평균 200여명의 관객들이 찾는다. 우연히 연주회장을 찾아왔다 회원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플룻사랑 대구경북은 2월 21일 오후 6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제7회 정기연주회'를 갖고 파헬벨의 '캐논',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오버 더 레인보우', 서정적인 노래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등 그동안 연습해온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별 연주회는 주로 여름에 열린다. 지난해에는 경북대 북문 인근에 위치한 레스토랑 산책에서 회원 20여명이 돌아가면서 한 곡씩 연주하는 릴레이 독주회 형식의 하우스콘서트를 가졌다.

플룻사랑 대구경북 회원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모두 귀에 익은 친숙한 곡들이다. 연주하는 사람들도 즐겁고 듣는 사람도 재미있는 영화음악'대중가요'클래식 가운데 널리 알려진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음악 지도는 박천용 경상북도립교향악단 플룻 수석의 뒤를 이어 3년 전부터 이월숙 대구시립교향악단 플룻 수석이 맡고 있다.

플룻 사랑으로 모였지만 선남선녀들이 모인 동호회 특성상 사랑을 싹틔운 경우도 있다. 7년째 구미와 대구를 오가며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대표적인 열혈 회원인 이광선씨는 동호회 안에서 배우자도 만나고 최근 아들까지 낳았다.

플룻사랑 대구경북이 어느덧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김범수 회장은 "10주년이 되면 동호회에서 활동했던 모든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자축하는 행사를 갖고 싶다"며 "동호회가 더 많이 알려져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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