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 오늘 메이지(明治)시대 사상가이자 교육자인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가 사망했다. 66세였다. 일본 의회는 무관의 재야 지식인에게는 이례적으로 결의안을 채택, 애도했다.
만엔짜리 지폐에 초상이 실린 인물, 명문 게이오대학 설립자, 서양문물 도입과 부국강병을 외치며 근대화를 이끈 스승, 공부하느라 베개를 베고 잔 적이 없는 학구파…. 이건 일본의 평가일 뿐이다.
이웃국가들에겐 그보다 더한 '원흉'도 없다. 한국, 중국 합병을 외치고 탈아(脫亞·아시아를 벗어남)론을 주창해 아시아 평화를 깬 군국주의자였다. 그는 저서와 신문 사설에서 '중국과 조선을 접수해야 한다. 이웃나라라고 사정을 헤아려주지 말아야 한다' '조선 인민을 위해서 그 나라의 멸망을 축하한다' '조선은 지나(支那·중국을 경멸하는 말)남자에게도 아양을 떠는 성적으로 방종한 여자'같은 글을 썼다. 인류의 가치와 이상을 위해 노력한 보편적인 지식인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일본에 편협하고 비이성적 역사관을 남겨놓은 우파 사상가였다.
2004년 일본은행은 지폐 초상을 모두 바꿨지만 유독 후쿠자와만 남겨놓았다. 이를 제국주의 과거를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한다면 과연 쓸데없는 오해일까.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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