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가 밝고 1개월이란 시간이 흘렸지만 아직도 2008년의 연장선상에 살고 있는 듯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해가 바뀜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듯 새해에 대한 설렘보다는 그저 그냥 '또 한 해가 가는 구나' '새해가 오는구나'라는 생각만 들고 작심삼일이 돼 버리기도 한다. 연초마다 새해 목표나 다짐 등을 세웠었는데 올해는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생각이 없다.
나라 전체가 힘들고 전 세계적으로 좋지 않음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기보다는 그저 빨리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면서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같다. 뉴스에선 연일 안 좋은 소식에 문득 '지금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건지' 걱정부터 앞선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아이를 바라보면 더욱 그렇다.
얼마 전 몇몇 사법연수원생들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뉴스를 접했을 때 '우리 사회에서 그 어느 누구보다 도덕성과 인격이 요구되는 구성원들이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자신의 잘못보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 자신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정말 요즘 세상은 필자가 사회·경제전문가는 아니라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아도 참으로 걱정스럽기 그지 없다.
사람보다 돈이 우선되고 돈이 된다면 도덕적인 문제쯤은 개의치 않으며 서로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들의 입장만을 생각하는 기본적인 인성이 사라져가는 사회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즐겨 보는 오락프로그램들 속에서는 언젠가부터 재미를 위해 그저 웃기기 위해 누군가를 바보로 만들고 그것을 즐기기까지 한다. 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모습보다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에 더 익숙해하고 이상해하지 않는다.
이렇듯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기 시작하면 요즘 세상은 그러한 일들로 끝이 없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밝고 훈훈한 이야기들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기도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사람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인성이, 서로 함께 살아가는 기본적인 예의가 더욱 필요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밝은 면을 먼저 보고 긍정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더욱 어려워질 거라는 올해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조건 공부하라는 말보다는 아이의 인성을 위해 더욱 더 힘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른 성적에 대한 칭찬보다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행동에 더 많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항상 밝은 면을 먼저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성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누군가 한 사람의 힘이나 그 어떤 정책도 아닌, 우리 아이들을 마음 따뜻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키우는 것임을 새삼 생각해본다.
천연정(대구 동변초교 1학년 정민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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