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 서울대 입시 '흉작'…대륜고 11명 최다

입력 2009-02-02 09:32:24

서울대 입시에서 특목고 강세, 논술·심층면접 비중확대 등으로 대구 고교의 서울대 합격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현재 69개 일반계 고교 중 50개교의 서울대 합격자를 파악한 결과, 138명(수시 88명·정시 50명)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올해 서울대 합격자 수가 140~15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7학년도(231명), 2008학년도(186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본지가 지난달 30일 서울대가 발표한 정시모집 합격자를 토대로 대구 고교의 서울대 합격자(정시 및 수시) 수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학교에서 지난해보다 합격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5명 이상 합격자를 낸 대구의 13개 고교 가운데 10개교가 합격자 수가 줄었다. 반면 합격자가 늘어난 곳은 1개교, 현상 유지를 한 곳은 2개교에 불과했다.

경북고는 지난해 5명이 합격했으나 올해는 1명으로 줄었고, 정화여고는 6명에서 3명으로 감소했다. 경원고 지난해 합격자가 5명이었으나 올해는 1명에 불과했고, 대건고는 8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고교 진학담당 교사와 입시학원에 따르면 ▷특목고 학생들의 합격률 상승 ▷지역균형선발제 등의 영향으로 1명 이상 합격자 배출 고교 증가 ▷지역 학생들이 취약한 논술과 면접시험 강화 등이 대구 고교의 서울대 입시 성적저조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경원고 정의성 교사는 "서울대 입시에서 지난해 정시 때보다 올해 논술과 면접시험이 까다로웠다" "특히 수학분야 문제가 많이 어려웠다는 게 학생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10명 이상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대륜고(11명), 경신고(10명), 대구과학고(10명), 덕원고(10명) 등 4개교로 확인됐다. 특히 덕원고는 대부분 학교 합격자 수가 줄어들었지만 지난해(5명)보다 합격자가 2배로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덕원고 이성한 교장은 "상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논술과 수학 및 과학의 심화학습을 강화한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원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에서 특목고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자율형 사립고 설립까지 추진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일반계고 학생이 입시에서 불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대가 발표한 합격자의 출신고교 유형을 보면 합격자 3천276명 중 외고·과학고 출신은 599명으로 18.3%를 차지해 2008학년도 543명(16.3%)보다 늘어난 반면, 일반고 출신은 2천352명(71.8%)로 지난해 2천477명(74.5%)에 비해 줄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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