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찰이 지역 첫 치안정감 탄생 소식에 잔치 분위기다.
주상용(57) 대구지방경찰청장이 29일 단행된 치안정감 인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내정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무관 배출에서도 번번이 고배를 마셔온 대구경찰로서는 자긍심을 세웠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인사는 1981년 대구시경찰국 출범, 1991년 대구경찰청 승격 이래 대구경찰청장이 다른 보직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첫번째 사례여서 더욱 각별하다. 김석기 현 경찰청장 내정자도 2006년 12월 대구경찰청장에서 경찰종합학교장으로 '수평이동'한 뒤 2008년 3월 치안정감(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했다.
주상용 서울청장 내정자의 인사 배경에 대해서는 경찰 조직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인사 자체가 전격적이기도 했지만, 용산 참사로 인해 김석기 현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 내정자와 김석기 내정자의 관계가 새삼 회자되고 있다. 둘이 함께 근무한 경력은 거의 없다. 1993년 주 내정자가 경찰청 감찰업무를 했지만, 김 내정자는 경찰청 소속 해외주재관으로 파견을 갔다. 2003년 주 내정자가 서울 서부서장에서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총경)으로 부임 당시, 김 내정자는 서울청 경무부장(경무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각 경북 울진과 영일이 고향이고 대구고와 대륜고를 나온 'TK출신'인데다 한 기수 차인 간부후보 선후배로 각별한 사이다. 때문에 청와대가 최근 서울 용산참사 이후 '공권력 확립 강화'를 관철하기 위해 예상밖으로 주 내정자를 전격 발탁했다는 해석이다. 주 내정자는 평소 "시민이 범죄로부터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민생치안을 확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온 수사통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주상용 서울청장 내정자는 엄정한 법 질서 확립으로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주 내정자는 굵직한 사건들을 진두지휘했다. 2006년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시절에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 단속을 이끌었고, 2007년 김승연 회장 보복 폭행 사건도 총지휘했다. '절도 특별 수사팀(TSI·Thief Special Investigation)'을 발족, 전국에 확대해 서민들을 괴롭히는 절도 사건 해결 및 범죄 예방에 기여한 것도 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경찰의 한 간부는 "이례적으로 승진과 동시에 서울청장으로 내정돼 너무 기쁘다. 부하 직원으로서 영광이 아닐 수 없다"며 반겼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