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준영(33·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29일 오전 출근길에 주유소에 들러 휘발유를 가득 넣었다. 아직 4분의 1가량 남았지만 서둘러 넣은 이유는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 최씨는 "휘발유 가격이 설 연휴를 앞두고 ℓ당 40~50원씩 올랐는데 또다시 오른다고 하니 지난해처럼 승용차를 놔두고 다닐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휘발유 가격이 또다시 치솟고 있다. 올 초부터 이뤄진 유류세 환원조치로 인상요인이 발생한데다 최근 국제유가 및 석유제품 가격이 강세를 띠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휘발유가격을 일제히 올리고 있기 때문. 대구에서는 ℓ당 1천600원을 훌쩍 넘긴 주유소까지 등장했다. 경기침체로 허리가 휜 서민들은 2천원까지 이르렀던 지난여름 '악몽'을 떠올리며 한숨짓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28일 현재 대구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천402.55원(전국 평균 1천423.30원)으로 1천400원을 넘어섰다. 특히 휘발유의 판매가격은 이달 12일 ℓ당 1천200원대에서 1천300원대로 오른 후, 설 연휴를 지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표참조) 1월 1일에 비해 115.28원이 오른 셈이다.
지역별 휘발유 판매가격은 중구가 ℓ당 1천431.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수성구(1천413.09원), 달서구(1천406.01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서구가 1천381.56원으로 가장 낮았다.
대구 수성구 A주유소 경우 ℓ당 1천675원에 판매되고 있어 대구에서 가장 비싼 편이었고, 북구 B주유소는 1천289원에 판매해 편차가 386원에 이르렀다. 운전자 김성우(41·북구 침산동)씨는 "1천200원대까지 떨어졌던 휘발유 가격이 최근 1천400원대까지 이르다 보니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 상승분은 매우 크다"며 "휘발유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경유 가격도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20일 1천302.42원으로 치솟은 뒤 28일 1천329.62원(전국평균 1천335.85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휘발유 가격이 최근 급등해 국내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에 반영하면서 전국의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이 추세라면 다음주까지는 대구의 평균가격이 ℓ당 1천400원 중후반까지 오른 뒤 당분간은 그 가격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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