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미국 출장 중이다. 뉴욕과 워싱턴 DC, 시카고, 댈러스를 거쳐 지금 LA에 와 있다. 동부에서 서부까지 오면서 많은 교민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가장 큰 화제가 미국에 불어 닥친 경제난이다. 세금을 못 내 수만 달러 하는 집을 1센트에 내놓거나, 정리해고 당한 가장이 가족을 모두 권총으로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또 하나 공통된 얘기가 미국에 불고 있는 인도 열풍이다. 인도 자금이 대거 미국으로 유입되어 그동안 중국이 쌓아놓은 아성을 잠식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정치계와 軍(군), 할리우드가 가장 큰 세력들이라고 한다. 한국인 진출이 가장 힘든 영역이다.
'식스 센스'의 영화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될 정도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인도인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필라델피아에서만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식스 센스'를 비롯해 '언브레이커블' '레이디 인 더 워터'를 거쳐 최근작 '해프닝'까지 모두 필라델피아에서 찍었다.
이러다 보니 펜실베이니아주가 그를 위해 8천500만 달러 규모의 영화 촬영장 건설 계획을 세웠다. 연면적 3만5천㎡ 규모에 7개의 촬영장과 박물관, 4차원 영화관 등이 들어서게 된다. 1천3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 연간 4억 달러의 경제 파급 효과를 가져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외 '더 셀'과 '더 폴'의 타셈 싱도 떠오르는 인도 출신 감독이다.
그들이 쉽게 미국 사회에 진출하는 힘은 영어다. 현재 미국 콜센터의 상당 부분이 인도에서 인도인이 응답하는 실정이다. 발음이 어렵지만 그래도 미국인들은 인도인의 영어를 한국인보다 훨씬 더 잘 알아듣는 편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똘똘 뭉치는 인도인의 특성이다. 인도인들은 한 회사에 한 사람이 취업하면, 줄사탕처럼 친구나 친지를 끌어온다.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던 학생이 졸업하면, 꼭 후임자로 인도 학생을 앉힌다.
이에 비해 한국인들은 "모래알 같다"는 것이 교민들의 얘기다. "한국인들은 똑똑하지만 개인 플레이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인들의 시각이다. '기회의 땅' 미국에서조차 새로운 기회를 못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김중기 문화팀장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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