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누구나 어려워…여유 갖고 시장상황 살펴라

입력 2009-01-24 06:00:00

부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자산까지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 특히 유동자금 부족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2007년 증시 열풍을 타고 주식 및 펀드에 투자했던 부자들은 손실률이 커지며 환매를 미루는 상황. 현재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고 싶지만 보유 중인 펀드를 현금으로 바꿀 수 없어 재투자도 여의치 않다.

부동산도 상황은 좋지 않다. 새로 전세가 들어오지 않는데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 때문에 상담하는 부자 고객들도 적잖다고 VIP 상담자들은 전한다.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부자들도 꽤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일단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재테크 최고 절정의 고수인 '경제 9단'쯤 되면 재테크에서 손을 떼고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고 한다. 결혼자금, 주택구입자금 또는 6개월 이내에 회수해야 하는 돈을 들고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패가망신의 지름길. 한 증권회사 브로커는 "미수거래도 모자라 빌린 돈까지 들고 찾아와 한 방에 몫돈을 챙길 수 있는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고객도 있다"며 "그런 종목이 있으면 내가 직접 투자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부자들은 코스피 200 내의 대형 우량주뿐 아니라 중·소형주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신뉴딜, 태양광, LED, 풍력 등 정부 정책 테마종목 쪽으로 단기매매 성격의 투자가 이뤄진다.

부동산의 경우, 한 때 부동산 불패 신화가 무너지면서 10년 장기 불황에 시달렸던 일본의 전례를 들며 부동산을 처분해서라도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조언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자기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한 곳이라면, 아울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갈수록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주택을 보유하는 편이 낫다는 것. 살던 집까지 처분해서 대출금을 갚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늦어도 2, 3년 뒤에는 오히려 부동산 폭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현정부 정책이 금리, 대출, 재건축 및 재개발, 세금 등에서 규제완화에 총력전을 펴는 형국이기 때문에 결국 부동산 호황기는 다시 온다"고 말한다. 다만 대출로 집을 장만했다면 길게 봐서 2년 정도 이자를 감당할 여유는 있어야 한다.

상황은 늘 그래왔지만 부자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당장 오는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듣도보도 못했던 금융파생상품이 쏟아질 전망이다. 파생상품 때문에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장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금리나 부동산만 믿고는 노후대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할 것이다. 고금리 막차를 타기 위해 우량 회사채와 카드채 중심으로 채권에도 일정 부분을 투자하고 있으며, 회사채나 금융채 쪽이 주요 관심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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