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모두를 위한 예술

입력 2009-01-23 06:00:00

오늘날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공 공연장에서 열리는 음악회의 효시는 언제일까?

바로크시대의 작곡가 텔레만(1681~1767)에 의해 재건되고 창설된 '콜레기움 무지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텔레만은 바흐(1685~1750)와 동시대에 살았던 작곡가로 현재에는 바흐의 인기에 가려 그의 이름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으나 당대에는 바흐보다 훨씬 국제적인 명성과 인기를 누렸던 작곡가였다. 그는 "음악은 어떤 특정 기관이나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누구나 자기 마음에 드는 음악이라면 연주하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자신의 음악관을 사회적으로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며 한평생을 보낸 음악개혁가이기도 했다.

'콜레기움 무지쿰'은 17세기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결성된 단체로 음악 애호가들이 만나 연주를 하면서 어울리던 모임이었다. 당시 라이프치히 대학 법대생이었던 텔레만이 세차례나 결성되었다가 소멸된 상태로 있는 그 단체를 복원하고 성장시킨다.

이후 텔레만은 라이프치히,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의 음악감독을 거치며 축제기간이나 미사 때 대학교회에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료음악회를 개최하곤 했다. 또한 자신의 권한 아래 놓여있던 시립악단을 '콜레기움 무지쿰'으로 명칭을 바꾸고 정기적으로 공공연주회를 개최했다.

당시 음악은 교회나 궁중의 전유물이었으며, 일반시민들은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만 음악을 접할 수 있었는데 '콜레기움 무지쿰'의 활동으로 인해 음악을 좋아하는 일반인들도 연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받았다. 그리고 이 단체의 연주가 대외적으로 개최됨에 따라 일반시민들도 입장권을 내고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19세기에 이르면서 이러한 공공 연주회는 더욱 활성화된다.

우리는 오늘날 250여년 전의 계몽주의자 텔레만의 대담한 기획력과 실행력에 힘입어 보다 손쉽게 음악회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자주 그리고 쉽게 음악회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지에는 의문을 던진다. 이제 우리는 텔레만이 열어놓았던 음악회의 문을 더욱 활짝 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각 공연장과 기획자, 공연단체들은 모두를 위한 예술을 위하여 보다 진지한 고민을 해보길 바란다. 있는 자나 없는 자 어느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연장의 문턱을 좀 더 낮추어야 되겠다. 경우에 따라 입장권의 가격 또한 낮춰야 한다. 음악회는 어느 특권계층만이 누리는 전유물이 아닌 모두에게 열려진 공간이어야 하며 모든 국민이 문화를 고루 누릴 수 있게 하는 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상화 북구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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