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경제위기 속에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마른 수건을 짜고 또 짠다'는 초긴축경영에 적극 나섰다. 그동안 자주(?) 짜왔던 마른 수건이지만 이번엔 그 강도가 훨씬 강하고 참여하는 임직원들의 마음가짐 또한 각별하다.
LG전자는 경비절감을 통한 위기 극복을 위해 특히 임원들이 솔선수범, 각종 경비를 50% 이상 줄이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전체 직원들에게 파급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과 노조 간부들은 지난 17∼18일 태백산을 오르며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산행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가능한 골프를 치지 않고 주기적인 산행으로 건강을 다지는 한편 산에서 경영철학을 배운다는 의지들이 담겼다. 이와 함께 해외출장 경비 줄이기를 비롯해 업무추진비와 에너지 절감, 회식 자제 등 강도 높은 경비절감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최돈호 상무는 "경비나 업무적으로 각종 낭비 요인이 없나 다시 한번 살피며 임직원들이 진정한 마음으로 실천에 옮겨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운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그룹도 최근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위기상황 돌파를 위한 경비절감 방안을 내놓았다. 임원 연봉을 10~20% 삭감하고 해외 출장시 항공기 탑승 등급을 내리고 및 숙박비를 줄이는 한편 복리후생비 일부도 축소하기로 했다.
또 일부 부서의 대외활동비도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 사무실 내에 비치된 종이컵과 음료 등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효율 제고와 사업체질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 최근의 경제난을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던 포항공단 철강업체들의 긴축경영은 새해들면서 '비상경영'으로 아예 이름부터 바뀌었다. 포스코 임원들은 최근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했다.
포스코의 골프금지령은 발동 3개월째를 맞으면서 20여개 계열사와 100여개 외주파트너사(협력·하청사)에 정착되는 분위기이고 연말연시에 이어 설 연휴를 앞둔 이번주까지 부서나 팀단위 회식은 찾아보기도 힘들다.
포스코 관계자는 "모든 경비지출은 필요한 최소한에 그친다는 게 기본방침"이라며 "관례적·의례적인 경비지출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 대기업들도 생산과 판매 등에 필요한 필수 경영비용을 제외한 경비는 당분간 지출하지 않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정하고 전기·수도료 등도 비상관리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들은 시간대별로 가동시간을 달리해 전기료가 비싼 낮시간 조업을 단축, 전기료 절감효과도 노리고 있다.
또 일부 중소 철강사들은 올 들어 출퇴근 시간을 각각 1, 2시간씩 앞당겨 야근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근로자들은 조기 퇴근에 따른 음주·회식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포항공단에서 근무시간 조정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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