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프로농구에서는 공교롭게도 천적간 대결이 세 차례나 편성돼 있다. 대구 오리온스가 각각 3전 전승을 거두고 있는 울산 모비스(22일 울산), 전주 KCC(24일 대구)와 차례로 대결하고 선두인 원주 동부는 3전 전패한 서울 삼성(21일 서울)과 맞선다. 이처럼 먹이 사슬이 형성된 원인은 무엇일까.
모비스는 포지션별로 오리온스에 근소하게 밀려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김승현이 송도고 선배인 신기성(부산 KTF)에게 고전하는 것처럼 모비스의 김현중 역시 중·고교와 대학까지 선배인 김승현을 상대하는 데 부담을 가진 탓에 위축됐다. 김효범은 1차전에서 26점을 넣었으나 오리온스의 김병철이 29점을 쏟아 부어 빛이 바랬고 2, 3차전에선 부진했다. 경기당 6.7점을 기록 중인 김병철은 모비스전에서만 평균 14.7점을 넣었다.
골밑 싸움에서도 오리온스가 우세했다. 크리스 다니엘스는 평균 25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해 브라이언 던스톤(21.3점 10.7리바운드)에 앞섰고 퇴출된 가넷 톰슨(25점 10.5리바운드)이 크리스를 거들었다. 모비스의 함지훈은 1, 2차전에서 19.5점 4.5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3차전에서는 투지 넘치는 이동준에 막혀 7점 5리바운드에 머물렀다.
하승진과 서장훈(현 인천 전자랜드)을 보유, 최고의 높이를 구축했던 KCC는 오리온스를 상대로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고 단점인 스피드 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하승진과 서장훈은 1, 2차전에 나란히 출전했으나 각각 평균 9.5점 6리바운드, 11점 8리바운드로 기대를 저버렸고 느린 발로 플레이 속도를 떨어뜨렸다.
마이카 브랜드가 23.3점 9리바운드로 골밑에서 크리스(23점 11리바운드)와 대등하게 맞섰으나 가드진은 김승현(7.7점 10.7어시스트)의 손에서 놀아났다. 하승진이 부상, 서장훈이 트레이드로 빠진 가운데 열린 3차전에서는 조직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또 다시 오리온스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동부는 가드의 센터 싸움에서 삼성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다. 강혁, 이정석, 이상민으로 이뤄진 삼성 가드진은 동부와의 1차전에서 28점 21어시스트를 합작, 26점 6어시스트에 머문 동부의 가드진을 압도했다. 더구나 빠른 발과 탄력, 정확한 슛을 갖춘 삼성의 주포 테렌스 레더(29.7점 12리바운드)는 레지 오코사(14.3점 9.7리바운드)를 농락했다.
그렇다면 이번 주에도 천적 관계가 이어질까. 오리온스가 이번에도 모비스와 KCC를 꺾으리라 예상하긴 어렵다. 모비스가 어려워하던 크리스는 오코사와 맞트레이드돼 동부로 떠났다. 빠른 농구로 변화한 KCC도 만만치 않다. 삼성으로서는 레더와 대등하게 맞선 크리스가 동부 유니폼을 입은 것이 다소 부담이 되지만 동부의 핵 김주성이 빠진 것은 호재다.
한편 20일 안양 KT&G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92대76으로 이겼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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