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기침체로 불우시설은 물론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인 '노인정'마저 썰렁하다. 찾는 이들이 예년과 달리 올겨울들어 거의 끊어지다시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동시 당북동 노인정 어르신들은 이웃에 있는 고추장사 이용갑(61) 사장이 있어 따스한 마음으로 훈훈한 겨울을 나고 있다. 이 사장이 노인정에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은 보살핌과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는 것.
지난주 한파가 제법 매섭게 몰아치던 날에도 이 사장은 어르신들이 걱정스러워 노인정을 찾았다. 화투놀이로 시간을 보내던 어르신들은 아들을 만난듯 손을 부여잡고 반겼다.
권영만(87) 할아버지는 "세상에 이 사장 같은 사람없다. 20여년을 한결같이 노인들을 돌봐온 고마운 사람이다"며 "10여년전 쯤인가 노인정에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 3일만에 뚝딱 화장실을 설치해주는 등 지금껏 우리를 돕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이 사장은 어르신들이 따스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기름을 보태고 쌀이며 음식을 수시로 대접해 왔다. 지난해 봄 새집으로 노인정이 이사했을땐 냉장고와 TV를 기증하기도 했다. 게다가 어르신들이 난방비 부족으로 스티로폼으로 방석을 만들어 깔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지난해 겨울에는 대형 온매트 3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부모님들이 돌아가신 후 고향인 와룡노인정과 이곳의 어르신들을 찾아보고 있다. 요즘 경로당 사정이 어렵다. 독지가들의 많은 도움으로 어르신들이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당북동 노인정 권오군(71) 부회장은 "이 사장의 도움은 꾸밈이 없다. 생색도 안 내지만 이 같은 일이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노인정과 불우시설을 찾아 따스함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이 배인 당북노인정 앞 마당에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쬔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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