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평등-우수교사 양성이 '교육강국' 핀란드의 길"

입력 2009-01-20 06:00:00

▲ 핀란드 교육전문가 요우니 이베스킬레대학 교수는
▲ 핀란드 교육전문가 요우니 이베스킬레대학 교수는 '모든 학생들이 공평하게 배울 수 있는 평등 시스템과 수준 높은 교사 교육'이 핀란드 교육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전창훈기자

핀란드 하면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다. 산타클로스, 사우나, 노키아…. 하지만 이 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교육 분야다. 핀란드는 세계적인 교육강국이다. 이 나라는 2000년부터 3년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는 국제 학업성취도평가(피사·PISA)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핀란드의 교육전문가 요우니 벨리예르비 이베스킬레대학 교수는 "모든 학생들이 공평하게 배울 수 있는 평등 시스템과 질 높은 교사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피사'의 자국내 프로젝트 매니저인 요우니 교수는 13일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초청으로 경북대에서 열린 '참교육실천대회'에서 핀란드 교육의 성공요인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핀란드 교육의 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능력에 대해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등생이나 학력부진 학생이나 차별없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이를 통해 학습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자극을 받고 우등생은 더욱 열심히 하려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

"핀란드엔 학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따로 모집하는 엘리트학교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 간의 격차가 적고 경쟁도 심하지 않아 학부모가 학교를 선택할 때 학교의 학력 차이를 보고 선택하진 않죠."

교사들이 학생들을 평가할 때도 단순한 성적만을 보는 지필고사 위주가 아니다. 개별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수행평가한다는 것. 대신 요우니 교수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이나 읽기, 쓰기, 외국어 등을 평가해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처방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 때부터 학생들의 학습장애나 행동장애 등을 판별해 이를 조기에 치료나 교정하는 도우미 프로그램이 있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개발 중이라는 것. 학교마다 특수교사나 상담교사가 상주하면서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직접 수업에 참가하기도 하고 별도 상담과 치료를 통해 이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도록 돕고 있다.

수준 높은 교사교육도 핀란드의 큰 강점이다. 유치원 교사 이상은 최소 석사 학위를 받을 만큼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것. 요우니 교수는 "교사교육의 중심은 연구"라고 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연구 방법을 제시하고 그것을 통해 평가하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특징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

또 교사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시간을 연수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만의 평가원칙이나 지도원칙을 배운다. 이런 전문성 있는 교사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평가 방법이 획일적이지 않고 학교나 교사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는 것. 학생들조차도 어릴 때부터 자신을 평가하는 방법을 꾸준히 익혀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도록 교육받는다. 이렇듯 학교와 교사의 자율권이 최대한 보장돼 핀란드에선 장학지도나 국가 수준의 종합평가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학력 파악을 위해 전체 학교의 5~7% 정도의 샘플 평가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핀란드에선 교사가 가장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 가장 하고 싶은 직종으로 교사를 꼽지요. 그만큼 교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가 깔려 있죠."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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