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정시 합격자 발표(최초 합격자 2월 1일까지, 미등록 충원 합격자 2월 15일까지)가 임박했다. 하지만 입시학원에는 '재수 준비반'에 등록해 공부를 하거나 재수 상담을 하는 수험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해 더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를 것이란 기대와 뜻을 둔 대학(학과)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재수는 성적 향상의 '보증수표'가 될 수 있을까? 재수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수험생이 염두에 둬야 할 사항들을 알아봤다.
◆재수=성적 향상?
상당수 수험생은 재수를 하면 성적이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한 생각이다. 재수를 하면 고3 수험생보다 같은 내용을 1년 더 공부하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내신(학생부) 성적에 신경 쓰지 않고 수능시험에 '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대륜고 옥정윤 진학부장은 "첫 모의고사를 보면 대체로 재수생이 고 3보다 성적이 높게 나오지만 시간이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사례들이 많다"며 "재수생은 학교생활을 하는 고 3보다 자기관리를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수 경험이 있는 경북대생 이모(21)씨는 2007학년도 입시에서 경북대에 합격했으나 자신이 희망한 대학이 아니어서 휴학을 하고 재수를 했다. 1학기 동안에는 모의고사 성적이 고 3때보다 조금 높게 나왔으나 2학기 들어선 점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수능시험을 치르고 자신이 원했던 서울의 A대학에 지원했지만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결국 1년 동안 '인생 공부'만 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목표의식 분명해야
재수에 성공하려면 목표의식이 뚜렷해야 한다. 부모의 권유나 막연한 생각으로 재수의 길로 접어들어서는 안 된다. 송원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소신지원'의 경향이 강해 자신이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면 다시 도전하려는 수험생들이 많다"며 "하위권의 경우 재수를 하더라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으며 중·상위권에 들어야 재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수생활에서 최대의 적은 불안이다. 다시 실패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재수 기간 내내 스트레스가 되고 이 때문에 학습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주말엔 좋아하는 운동을 하거나 음악, 독서를 하는 것이 좋다. 대륜고 옥정윤 진학부장은 "일반적으론 학생들에게 재수를 권하지 않는다"며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다면 재수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재수는 학습결점 보완
재수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수능 결과를 분석해 기본 개념을 정립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과목별 취약 부분과 잘못된 학습 습관을 찾아내 이를 보충하고 개선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배운 내용이라고 해도 교과서를 다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당수 재수생은 재수 기간 동안 문제집 풀이에만 매달리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교과서를 다시 꺼내 개념을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 특히 수학은 학교나 학원에서 풀어주는 설명을 듣는 데만 익숙해져 원리나 개념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문제집 풀이보다는 주 단위로 계획을 세워 교과서를 정독하는 것이 좋다. 평소 자주 틀린 문제의 오답 원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자주 틀리는 문제 유형들에서 공통 원리를 파악해 이를 확실히 새겨 둬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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