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휴양림에서 유가사쪽으로 내려오면 영화 '빨간마후라'의 주인공인 유치곤(1927~1965) 장군 호국기념관이 있다. 이곳에는 유 장군 동상, 비행선 모양의 기념관과 공군에서 기증한 F-86, T-37 비행기 2대가 전시돼 있다. 유 장군은 비슬산 자락인 유가면 쌍계1리 출신으로 6·25 전쟁 당시 한국 공군사에 불멸의 203회 출격기록과 2천705여 비행시간을 자랑한다.
유 장군이 태어난 쌍계리는 '치마거랑'이라 불리는데 말을 달리는 형국인 치마(馳馬)와 마을 앞 거랑(개울 혹은 시냇가를 나타내는 사투리)을 합친 말이다.
일제강점기 시대 일제는 전국 명산을 답사해 큰 인물이 날 자리(穴)를 찾아 쇠말뚝을 박거나 지맥이 흐르는 능선을 파헤쳤는데 이 마을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마을에는 '장군망댕이(치마산)의 정기를 받아 큰 장군이 난다는 얘기가 전하는데 일제가 장군망댕이에서 치마거랑으로 내려가는 능선을 끊었다. 이후 산혈을 자른 곳에서 200m 아래 풍영대(風詠臺) 밑 절벽에서 붉은색 피가 보름이나 흘렀다고 전하며 지금도 비가 많이 오면 붉은 물이 나온다고 한다. 큰 장군이 나오려고 하는데 장군혈을 끊어서 억울해서 피가 흐른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 전설이 현실로 나타난 적이 한두 번 아니라고 했다.
유치곤 장군이 공군 대령으로 K2 비행장 107기지단장으로 부임, 장군 진급 3일을 앞두고 쓰러져 순직했는데 "이는 장군혈을 잘랐기 때문"이라는게 주민들의 얘기다. 주민들은 1997년 2월 뜻을 모아 일제가 끊은 산혈을 이어 복원하고 이곳에 일제의 만행에 대한 교육장이 되도록 비석을 세웠다. 석경훈 이장은 "산혈이 복원된 후 마을에서 박사가 나고 유 장군이 호국인물로 지정되는 등 치마산 정기를 받은 효험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인근 마을에서 장성규씨가 공군 준장으로 진급해 유치곤 장군을 뜻을 이어 갈 수 있게 됐으며 앞으로 마을에서 큰 인물이 계속 날 것"이라고 했다.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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