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디미방'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음식 맛을 아는(知味) 방법'이란 뜻으로 한글로 쓰여진 우리나라 최초의 요리책이자 동아시아에서 여성이 쓴 최초의 요리책입니다. 경북대 도서관고서실에 가면 이 책을 볼 수 있는데 소설가 이문열씨 집안의 할머니인 정부인 안동 장씨가 300여년 전에 집필한 것으로 당시 조선시대 양반가의 음식문화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제가 농림부 농업연수원장으로 국내 식품영영학과 교수 50명과 이 책의 요리법을 재현해 본 적이 있습니다. 결과는 최고의 웰빙음식이라는 극찬이었습니다"
경북 영양출신인 농림수산식품부 김재수(53) 기획조정실장은 '대구경북에 먹을 거리가 없다'는 속설이 잘못됐다고 했다. "음식디미방 같은 훌륭한 식(食)문화 유산을 놔두고 먹을 거리가 없다는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진짜 먹을게 없다면 대구경북 선조들의 훌륭했던 식문화를 계승발전 시키지 못한 우리 후손들의 잘못이지요"
그는 '식품산업의 현재와 미래'라는 저서를 낼 정도로 식품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세계 철강·자동차 산업의 규모는 각각 650조원, 1천320조원인 반면 식품산업은 무려 5천조원으로 전 세계 총생산액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이면 6천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국내시장도 제조, 가공, 유통을 뺀 순수한 외식산업만 48조원으로 철강(60조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이같은 식품산업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의 신성장 동력은 당연히 식품산업이 되야 한다고 김 실장은 강조한다. 지난 7일 올해 농정업무계획에 대한 전국순회보고를 위해 대구를 방문한 김 실장은 회의 테이블에 청도에서 만든 감와인이 올라온 것을 보고 "바로 이런 것"이라며 무릎을 쳤다고 한다. "단순히 작물만 키워서는 산업이 안됩니다. 제조·가공·판매·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경영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식품산업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도 앙상블이라고 했다. 당장 농수로와 유통망이 늘어나 식품생산과 유통이 빨라지고, 수도권의 관광 욕구까지 흡수하는 단계까지 이른다면 대구경북은 식품산업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에는 모든 첨단 기술의 소재가 농어업 생산물이라고 합니다. 벌써부터 세계가 농작물에서 추출한 색소나 연료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녹색산업이 다른 게 아닙니다. 우리 먹을 거리 부터 개발하는게 신산업이자 녹색혁명입니다"
김 실장은 경북고·경북대를 졸업,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뒤 21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발을 디뎠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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