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로~공항교 도로건설 마찰

입력 2009-01-15 08:43:30

▲ 14일 오후 대구시 동구 팔공로~공항교 도로 신설구간 지장물 보상문제로 화훼농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 측이 상가 앞에 공사자재를 쌓아 놓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14일 오후 대구시 동구 팔공로~공항교 도로 신설구간 지장물 보상문제로 화훼농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 측이 상가 앞에 공사자재를 쌓아 놓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4일 오전 대구 동구 불로동 불로화훼단지. 팔공산IC 진입로 인근의 화훼농원 일부 주민들이 인도에 십여개씩 쌓여 있는 대형 공사자재 앞에서 망연자실한 채 공사가 시작되는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봇대 사이에는 '소수의 이기주의가 동구지역 발전을 저해한다'는 시공사 측의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고, 농원들 간판 아래에는 '대구시의 엉터리 보상으로 주민들 다 죽는다'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었다.

한 농원 주인은 "대구시가 농원 5개동 위로 도로를 내려고 하는데 제대로 보상을 해주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장사를 못하게 공사자재를 가게 앞에 내놓았고, 플래카드까지 내걸어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2005년 대구시가 팔공산IC 진입로 공사를 하면서 일부 농원에 지장물(비닐하우스) 이전 보상을 해줬는데 최근 자신들이 받은 보상은 그때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것. 주민들은 "당시 한 농원은 330㎡(100평)에 7천여만원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1천650㎡(500평)에 5천만원도 안된다"며 "당시 수준으로 영업권 및 지장물 이전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법원에 제대로 된 보상을 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현장은 대구시가 2006년 사업비 724억원을 투입해 팔공로와 공항교간 도로를 연결하려는 곳. 시는 지난해 4월 주민들이 보상에 불만을 품어 공사가 중지되자 2차례에 걸쳐 감정평가를 거쳤고, 이를 바탕으로 지장물 이전 보상을 충분히 해줬다는 것.

또한 시는 최근 국토해양부 소속 중앙토지수용위원회로부터 '보상을 해줄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으며, 불로 화훼단지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 내에서는 33㎡ 이하의 지장물을 통한 농작만 허용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실제로 불로 화훼단지는 지역의 명물거리지만 대부분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불법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것을 묵인하고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며 "일부 농가가 지장물 이전 비용이나 영업권 보상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고, 또 충분한 보상금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시는 주민들이 이전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행정대집행을 이미 예고했으며 앞으로 공사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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