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cm 눈에 도로 마비…대구 전역 기습 눈발

입력 2009-01-14 10:08:08

▲ 눈이 내린 14일 오전 대구시 중구 남산동 주민들이 인도에 쌓인 눈을 쓸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눈이 내린 14일 오전 대구시 중구 남산동 주민들이 인도에 쌓인 눈을 쓸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아침 출근 시간에 기습적으로 내린 눈에 대구 전역이 한때 마비됐다.

14일 오전 6시 20분부터 시작된 눈발은 7시를 넘어서면서부터 굵어지기 시작해 대구 전역의 도로를 빙판길로 만들었다. 오전 8시 50분까지 내린 적설량은 고작 0.4㎝가 전부였지만 출근준비를 하는 아침 시간에 집중돼 도로는 거의 마비 상태가 됐다.

신천대로는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속 30~40㎞의 속도로 거북이 걸음을 계속했다. 쌓인 눈이 차량들의 운행으로 살짝 녹아내렸지만, 계속 쏟아지는 눈발이 그 위에 다시 쌓이면서 위험한 살얼음판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주요 간선도로 역시 극심한 정체를 빚기는 마찬가지였다. 달서구 상인네거리와 죽전네거리, 칠곡 운암지 인근 등도 눈길에 미끄러질세라 거북이 운행을 하는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운전자 김도형(48)씨는 "7시 20분 죽전네거리를 출발해 다사까지 가는데 1시간이 걸렸다"며 "계대네거리와 강창교 인근에서는 병목현상까지 벌어져 도로가 엉망이었지만 교통경찰관이나 제설 공무원 누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부분 구청에서는 8시 30분을 전후해 전직원을 제설작업에 동원하는 비상연락을 취했지만 이미 도로는 꽉 막혀버린 뒤였다. 일부 구청에서는 9시가 다 됐는데도 직원의 절반도 출근하지 않는 등 비상대응에 허점을 드러냈다.

아침 출근시간에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즉각적인 제설작업이 필요했지만 각 동과 재난 담당 직원들 역시 쌓인 눈에 발이 묶이면서 출근 시간이 늦어졌다.

한 건설방제과 관계자는 "기상청의 예보조차 없는 상황에서 아침 출근 시간에 눈이 쌓일 거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7시 40분쯤 건설방제과 직원들이 비상동원되고 8시 30분쯤 전 직원들에게 제설작업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미 출근길이 빙판길로 변한 후였다"고 털어놨다.

오전 10시 현재 대구에서는 달성군 화원 명곡~옥포 반송 간 1.8㎞, 구지 도동리(다람재)~현풍면 자모리 약 2㎞구간이 도로결빙으로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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