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앙로가 어제 '대중교통(수단) 전용지구'로 지정됐다. 연내 전 구간 완공이라는 시간계획도 확정됐다. 참 오래된 대구의 큰 과제에 드디어 결론이 내려진 모양새다.
이 중앙로 개조 문제는 도시 급팽창과 더불어 대두돼 30년 이상 지속돼 온 것이다. 그런 만큼 논의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음엔 자동차가 더 많이 더 빨리 달리도록 노폭을 확장하는 쪽에 주로 무게가 두어졌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방향이 뒤집혔다. 10여 년 전에 대중교통 전용지구화 정책이 정립된 것은 새 인식에 바탕한 것이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그것도 가라앉았다. 2006년에 구체적인 구상이 공개된 적 있으나 또 미뤄졌다.
어제 제시된 실천 일정은 2007년 11월에 재차 발표된 새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 일 년여 사이에도 또 내용이 변했다. 당초엔 택시도 통행시키겠다고 했으나 결국엔 제외한 것이다. 도로공사 비용 역시 2006년엔 156억 원, 이듬해엔 229억 원, 이번엔 98억 원 등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계획이 지금도 제대로 안정되지 못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일대 상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충분한 것 같지 않다. 인접 이면도로 통행량 충격에 대한 대책도 그렇다. 전국적인 자전거도로 바람을 이 도로만 모른 체해 좋을지도 모르겠다. 오랜 세월 사양길을 걷는 대구 도심 재창조사업과 제대로 손발을 맞추고 있는지는 더 의문스럽다.
중앙로 개조 사업은 실패할 경우 본래로 되돌리면 된다는 식의 안일한 마음으로 접근해 좋을 일이 결코 아니다. 도심을 살리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면 아니 함만 못한 사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계천 모방 심리나 채우면서 휘황한 시설들만 떡칠해 놓는 데 그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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