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수면 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한 해 동안 대구지역 초교생 3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했다는 점에서 더욱 우리의 관심을 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 아이들은 스위스'이스라엘'홍콩'사우디 아라비아 등 외국 아이들에 비해 평균 0.5~1.5시간 정도 잠을 적게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각종 학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다 집에서도 TV 시청'인터넷 사용 등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부모가 자녀들을 제대로 관리하기 힘든 점도 문제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인터넷이 문제다.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유아들조차 인터넷에 매달려 놀기를 좋아할 만큼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과다 사용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 IT 강국의 또 다른 그늘이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수면 시간은 한창 자라야 할 아이들의 심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자라는 성장기에는 균형 있는 식생활과 더불어 충분한 수면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어린이의 수면 부족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 가뜩이나 우리나라 초교생들은 4명 중 1명꼴로 정서 및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6년 전국 12개 시'도 94개 초교 학생 7천70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학생 중 25.8%가 불안증과 우울증'강박증 등의 정서문제와 함께 반항'난폭한 행동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 잠을 적게 자는 아이들이 충분히 잠을 자는 아이들에 비해 학업 만족도가 낮고 비만도는 높다는 점도 주목된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조화로운 심신건강과 학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과외열풍, 조기교육 등 과도한 교육열이 아이들을 옥죄는 이 사회에서 수면시간마저 세계에서 가장 짧다는 사실이 안쓰럽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충분한 관심과 애정이 뒷받침돼야 내일의 棟梁(동량)으로 키워질 수 있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 가정과 학교'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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