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더 막지 못한 대구 오리온스 '3연패' 수렁

입력 2009-01-09 08:34:26

골밑 대결에서 완전히 밀렸다. 대구 오리온스는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크리스 다니엘스(24점 10리바운드)가 분전했으나 테렌스 레더(43점 14리바운드)를 저지하는 데 실패, 72대79로 지면서 3연패에 빠졌다.

지난 시즌 삼성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레더는 이번 시즌 들어 리바운드에 비해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탄력이 좋고 몸놀림이 빠른 데다 득점 순위에서 3위(평균 26.3점)에 오를 정도로 슛이 정교해져 막기가 여간 까다로운 존재가 아니다. 경기당 평균 11.6개(1위)로 리바운드도 여전히 잘 잡아낸다.

오리온스의 크리스가 잘 해내고 있지만 아직 레더와 비교하기에는 무리다. 이번이 대학 졸업 후 첫 프로 무대이고 낯선 외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득점 5위(22.4점), 리바운드 4위(9.4개)인 성적은 훌륭하다. 그러나 경험이 아직 부족해 시야가 넓은 편이 아니고 경기의 맥을 놓치기도 하는데 그것이 국내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레더와의 가장 큰 차이다.

더구나 크리스가 최근 들어 체력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날 레더를 막아내기는 더욱 힘들었다. 공격할 때 골밑에 자리한 크리스에게 공을 투입한 뒤 국내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아 패스는 더욱 잘 돌지 않았고 외곽포마저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해결사 역할까지 떠맡고 있는 크리스의 고군분투도 허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크리스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던 마이클 조이너(10경기 평균 11.1점 4.6리바운드)는 직전 경기에서 24점을 넣은 데 이어 이날 1쿼터에 8점을 넣는 등 15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국내 선수와 동선이 겹치는 데다 슛 성공률(2점슛 40.2%, 3점슛 26.3%)이 떨어져 구단 내부에서 다른 외국인 선수로 교체할 것을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날 오리온스는 마이클이 선전하며 1쿼터를 18대16으로 앞선 채 마쳤을 뿐, 이후 삼성으로 넘어간 주도권을 찾아 오지 못했다. 2쿼터에 레더가 무려 18점을 몰아치면서 전반전이 끝났을 때는 30대42로 뒤졌고 3쿼터 들어서는 김영수와 크리스가 6점씩 넣으며 추격에 나섰지만 11득점으로 기세를 이어간 레더에게 번번히 농락당했다.

4쿼터에는 크리스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지쳐서 골밑을 비운 채 외곽을 맴도는 경우가 잦아진 크리스는 10점을 넣으며 애를 썼지만 레더 역시 8점을 넣으며 오리온스의 추격을 뿌리쳤다. 4쿼터 중반 김승현의 외곽포와 크리스의 골밑 공격으로 한 때 64대71로 따라붙었으나 기울어진 승부의 추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원주 동부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65대56으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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