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북'은 서러워…꼴지팀들의 '비애'

입력 2009-01-09 08:41:16

#최근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팀인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는 88년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16전 전패라는 치욕을 안았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 도시면서 경제 위기 여파로 자동차 산업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돼 가뜩이나 우울한 디트로이트 시민들은 미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에서 치욕적인 시즌을 보내자 분노와 허탈감을 드러냈다.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는 로드 마르넬리 감독을 즉각 쫓아냈다.

#국내 프로배구의 만년 하위팀 신협 상무는 6일 강호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완파,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신협 상무는 올 시즌 현재 4승10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프로팀으로 변모한 KEPCO45는 14전 전패의 초라한 전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잘 나가는 팀들의 뒤에는 '동네 북'으로 전락한 팀들의 비애가 있다. 패배에 익숙한 팀들은 강하지 않은 팀들에게도 '밥'이 돼 '영양제'를 보충해주곤 한다. 남자 프로배구의 KEPCO45, 여자 프로농구의 국민은행, 우리은행, 남자 프로농구의 부산 KTF 같은 팀이 이에 해당한다.

만년 하위팀의 대명사였던 KEPCO45는 프로팀이라지만 다른 팀들처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아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최대 약점. KEPCO45는 2007-2008시즌에는 4승31패, 2005-2006시즌에는 3승32패의 보잘것 없는 성적으로 꼴찌였다. 2006-2007시즌에는 6승24패에 불과했지만 상무가 2승28패에 머무는 바람에 최하위를 면했다.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에서 국민은행은 6승20패로 5위, 우리은행은 5승21패로 최하위인 6위에 그치고 있다. 한때 여자 농구의 강호였던 국민은행은 최근 수년간 중·하위권에 머물렀으며 2005년 겨울 시즌에 1위에 오른 적도 있었던 우리은행 역시 최근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조성원 감독은 연패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중도에 사퇴했으며 그 바람에 국민은행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그에 비해 올 시즌 2위로 선전하고 있는 금호생명은 2007 겨울 시즌에 3승17패로 최하위를 기록했었고 올 시즌 4위 신세계는 2006년 겨울 시즌에 4승16패로 최하위, 2004년 겨울 시즌에도 3승17패로 최하위에 머물렀었다.

프로농구 최하위팀 부산 KTF는 8승21패로 꼴찌 팀의 평균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역대 최하위 팀들은 통상 2~3할대의 승률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이보다 못한 팀들도 있었다. 2005-2006시즌의 인천 전자랜드는 8승46패(승률 0.148)의 부끄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대구 오리온스는 한 술 더 뜬다. 2007-2008시즌에 12승42패(승률 0.222)로 최하위 팀이었던 오리온스는 2000-2001시즌에 9승36패(0.200·역대 최저 승률 3위)였고 1998-1999시즌에는 3승42패(승률 0.067·역대 최저 승률 1위)의 믿지 못할 전적을 남기기도 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