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으로 기억이 된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일화를 골프 단행본에 실으려고 국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으로 전화를 걸었다. 고 이병철 회장이 "보스, 머리 들지 마세요"라는 잭 니클라우스의 한 마디에 몇 천만원의 교습비를 주었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골프장 직원은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니, 조사해서 연락을 주겠노라고 했다. 한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길래, 업무가 많아서 그런가 하고 포기하고 있는데, 두어달이 지나서 전화를 받았던 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그는 정확한 내용은 잘 알 수가 없고, 국내는 아니고 미국 L.A 근처의 골프장이라고 했다.
역시 국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이라고 칭찬을 받을 만 했다. 그 골프장에서 직접 플레이도 해보고, 직원들의 친절도나 잔디 관리 등도 경험해 보았다. 더구나 전화받은 직원의 업무 태도는 필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이것이 일류 골프장의 모습이다. 경기도와 제주도의 일부 골프장들은 명문 클럽을 지향하면서 이같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의 지역 골프장은 이와는 반대 방향을 가고 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은 기대할 수도 없고,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해도 퉁명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짜증이 절로 난다. 장사를 하자는 것인지, 하지 말자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직원들의 서비스는 기대할 수도 없고 경기 도우미는 오로지 진행에만 신경을 쓰지, 고객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다. 스트레스 풀려고 골프장에 갔다가, 스트레스만 왕창 쌓아가는 꼴이 되고 만다.
종종 예약 당일 비가 와서 예약을 취소하려고 해도 "이곳은 비가 안오니 무조건 오라"고만 한다. 도착해 보면 그곳 역시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노롯이다. 이런 와중에 진행과 잔디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는가? 솔직히 이런 골프장은 불매 운동이라도 벌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일류 골프장은 날씨가 조금만 좋지 않아도 미리 연락을 준다. 좋지 않은 날씨에 골프장에 도착해도 고객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해준다.
지금까지 골퍼들은 수요와 공급의 비율이 맞질 않아 골프장의 횡포에 딸려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제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기 때문에 서비스가 좋고 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골프장으로 골라 갈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골프장은 도태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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