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일 마침내 1,2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200선을 넘은 것은 작년 10월20일 이후 54거래일만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7일 350선을 돌파했다.
그렇다면 증시에 본격적인 랠리가 시작된 것일까? 특히 외국인들의 폭발적 매수세는 이러한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매일신문 증시자문위원들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류창곤 굿모닝신한증권 대구지점장
연초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좋지 않은 경제 지표나 기업의 나쁜 실적을 감안하고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이채롭다.
그러나 이런 외국인의 매수세는 비단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고 이머징마켓 및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어서 신뢰성이 높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미국 국채에서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롯된 자금이탈 현상으로 보인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점차 완화되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경기와 증시의 관계에서 이번에도 증시의 선행성이 증명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실물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국책사업 등의 녹색 뉴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발빠른 투자자로 하여금 향후 개선될 기업가치를 낮은 가격에 매수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국내증시를 보면 강력한 저항대로 여겨졌던 코스피 1,200선이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로 인해 돌파된 상황이어서 제한된 범위의 랠리가 더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다시 1,200선이 무너질 수도 있지만 1,200은 견고한 방어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방어선이 1,300 이상에 형성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6개월간 거래의 매물층을 보면 45%이상이 1,200 아래에서 거래됐고 1,200~1,350에서는 7% 수준이어서 매물공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수급만 뒷받침되면 제한된 랠리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전기, 전자와 금융주 그리고 조선, 철강에 대해 관심이 요구된다. 또 정책수혜주, 특히 녹색성장과 관련된 종목중심으로 단기대응을 지속해보자.
◆서상택 현대증권 대구동지점장
1,200을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해외증시 상황과 단기적인 변수 등을 감안하면 등락이 있겠지만 1,200선이 지지선이 될 것이다.
우선, 1999년이후 최근 10년간 새해 연초 3일간 지수가 상승 출발한 6번의 경우 중 2002년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연말 지수가 연초 대비 상승하며 마감했다. 직전연도에 하락폭이 크고 당해년도 3일간 상승률이 클수록 당해 연도 연말지수의 상승률도 경험적으로 컸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40.7% 하락과 연초 3일간 +6.2% 상승이라는 사실은 올해 증시 또한 기대해볼만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조정시마다 중장기관점의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금리인하의 시차효과에 따른 잉여유동성 증가 및 시중금리의 점진적 하락, 그리고 위험 수준을 대변하는 지표 하락 등 유동성 및 금융위험 축소 측면에서 매수우위 관점의 시장 접근이 가능해지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최근과 같은 외국인의 연속적인 순매수를 추가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머징마켓펀드내 과도한 주식비중 축소에 따른 정상화차원의 자금 유입 외에 중기적인 환율 효과 및 달러-케리 매수세, 신흥시장 채권가산 금리 축소로 대변되는 신흥시장 위험 완화에 따른 매수세 유입, 그리고 금리인하 시차 효과 및 하반기 경기 반전 기대에 기반한 선취 매수 등 다양한 이유들이 외국인의 순매수 연속성을 뒷받침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투자자들은 LG전자·삼성중공업·고려아연·대우증권·삼성SDI·현대제철 등을 우선적으로 쳐다보는 것이 좋다.
◆김경봉 유진투자증권 대구서지점장
전체적인 수급 상황이 이전에 비해 개선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 행진이 1월 옵션 만기일을 앞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프로그램 차익 매도에 대한 물량 부담도 한층 감소했다. 악재에는 점차 둔감해지고 새로운 호재를 찾아 증시자금과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악재가 걷히고 있는 건설 및 은행 업종이 변동성을 바탕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사 퇴출에 대한 불안요소가 엄연히 상존하고 있음에도 대형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과 실적 부분에서 큰 손실이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화학,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이번 환율안정과 반도체 가격 반등을 계기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적인 제품가격 인상을 통한 마진 개선에도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 자동차 업종의 경우 경기둔화의 최전선에 노출되고 중국의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심리적인 매도세가 매수세를 압도하고 있다. 소비 둔화의 바닥을 알리는 신호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증시 역시 일부 건설사들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이로 인해 은행권의 자금 운용이 여전히 힘들다는 것은 우려할 요인이다. 외국인의 순매수 역시 지난번 급락시에 매도했던 물량들을 재차 매수하는 숏커버링 효과라는 분석도 있듯이 전체적으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증시를 지배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