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김천시 조마면 조마초교 2학년 교실. 책상에 빙 둘러 앉은 학생들은 세계지도 퍼즐 맞추기에 열심이었다. 아이들은 양손에 퍼즐 조각을 들고 능숙하게 퍼즐판을 완성해갔다. 중국 대륙을 맞춰가던 경임(여·8)양은 "우리 엄마 고향인데 세상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라며 으쓱해했다.
비슷한 시각 6학년 교실에서는 가야금 교실이 방과후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가야금을 배우는 아이들 사이에는 어떤 구분도 없었다. 베트남 출신 엄마를 둔 재용이, 중국 출신 엄마를 둔 준영이, 한국인 엄마를 둔 덕범이도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가야금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조마초교는 여느 학교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전교생(병설유치원 포함) 61명의 학생 중 15명이 '다솜이(사랑이란 뜻으로 경북도교육청이 정한 다문화가정 자녀의 별칭)'다. 이 학교에선 엄마의 이름이 길다고, 피부색이 조금 다르다고 '다솜이'를 놀리거나 따돌리는 경우가 없다.
오히려 외국인 엄마를 둬 엄마나라 말까지 곧잘 하는 다솜이들을 반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다. 이같은 어우러짐에는 학교측의 세심한 배려가 있기에 가능했다. 전교생 4분의 1이 '다솜이'라는 특성에 맞춰 학교는 작은 지구촌이라 할 만큼 건물 곳곳에 다문화 세상을 펼쳐 놓았다.
각 학급마다 마련된 '다문화 코너'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각 나라 인형, 그림, 사진, 전통 의상 등으로 채워져 있고 복도에는 다문화 관련 작품이 전시돼 있다. 도서관 역시 별도로 다문화 관련 서적을 200권 가량 갖추고 있었다.
운동회 때는 다문화 교육을 특화시켜 자랑거리로 만들고 있다. 나라별 전통의상을 입은 가장행렬이나 다문화 음식축제를 열어 자연스레 학생들이 '세계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병설 유치원도 예외는 아니다. 유치원 벽에는 세계 각국의 놀이기구, 인형 등을 전시해 놓았다. 김윤관 교장은 "다문화 교육은 누가 강요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며 "어릴때부터 다문화를 보고 들으면서 일상에서 느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