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뒤 대단한 성과라도 이루어낸 것처럼 손을 잡고 활짝 웃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술 더 떠 12일간 농성을 푸는 기념촬영까지 했다. 국민들 속이 얼마나 뒤집어져 있는지 눈곱만치도 살피지 않는 표정들이다. 아무리 얼굴 두꺼운 정치인이라 해도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는 무신경들인 것이다.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의 발목을 잡은 주요 쟁점 법안을 두루뭉술 덮어버렸다. 최대 쟁점이었던 미디어 관계 핵심 법안은 '이른 시일 내 합의 처리 노력',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이른 시일 내 협의 처리' 하는 식이다. 지난 12월 31일 원내대표 가합의안에서는 그래도 처리시한을 '2월 임시국회 상정'이라고 못박았었지만 이번에는 그마저도 특정하지 않은 것이다. 도대체 해를 넘겨가며 죽기살기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이유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한나라당은 쟁점법안들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 못 하면 나라가 무너질 것처럼 설쳤었다. 처리 시한을 여러 차례 연기해 가면서도 쟁점법안 상정과 본회의 통과를 호언했던 터였다. 그러다가 이제 와 야당의 완력 앞에 두 손을 들고 말았으니 이런 집권세력이 무슨 신뢰를 얻겠는가. 야당과 의견 차가 큰 쟁점법안을 민생법안과 한꺼번에 타개할 전략도 리더십도 없이 달려들어 우왕좌왕하다 만 꼴이다. 차라리 애초부터 민생법안이라도 챙겼더라면 국민 피해가 덜 돌아갔을 것이다.
내일 끝나는 임시국회와 곧 이은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을 처리한다지만 '지각 시행'에 따른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경제적 고통 속에서 국민들만 저질 정쟁에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인데도 여야는 돌아서자마자 또 한 번의 '법안 전쟁'을 벼르고 있다. 몸서리나는 정치권이다. 국민을 괴롭히는 정치는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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