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새로운 경쟁자 마중…8일 칼링컵 출전 대기

입력 2009-01-07 08:55:5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성가를 드높이고 있는 박지성이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한다. 맨유가 최근 영입한 세르비아 출신의 떠오르는 유망주 조란 토시치는 빠르고 기술이 좋으며 프리킥 능력과 득점 감각까지 갖춘 측면 미드필더로 박지성과 포지션이 겹친다.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중 하나인 맨유에 새로운 유망주가 끊임없이 유입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로 박지성에게는 또 다른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팀 사정상 한 포지션에 최소한 두 명의 주전급 선수들을 두는 두터운 선수층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2008-2009시즌 초반을 지나면서 일관되게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주전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라이언 긱스, 루이스 나니와 포지션 경쟁을 벌였던 박지성은 긱스가 노쇠화하며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기고 나니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들을 제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맨유의 주전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잡았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에 따라 또 한 명의 측면 미드필더가 필요하게 돼 토시치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22살의 토시치가 영입되더라도 당장 박지성의 위치를 뛰어 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적응과 검증의 시간을 거쳐야 할 토시치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현지에서는 토시치가 171cm의 키에 마른 체격인 점을 들어 거친 몸 싸움이 난무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버텨내기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토튼햄 핫스퍼에 안착한 크로아티아 출신의 루카 모드리치, 아스날의 사미르 나스리, 첼시의 데코 등도 단신이지만 이들은 토시치와 달리 단단한 체구를 지녔다는 점이 비교되고 있다. 축구 강호라고 할 수 없는 세르비아 출신의 선수가 맨유같은 명문 클럽에서 중압감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토시치에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역설적이게도 박지성이 토시치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박지성은 맨유에 입단할 당시 작은 체구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지만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함으로써 경쟁의 어려움과 적응의 고달픔을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맨유는 일급 선수들을 데려와 재능을 검증한 뒤 자기 선수로 만들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도태됐는데 박지성은 여기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박지성에 앞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미드필더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드필더 퀸튼 포춘, 우루과이 출신의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 등이 맨유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짐을 싸야만 했다. 토시치에게도 '박지성 코스'와 '베론 코스'가 놓여있는 셈이다.

박지성도 부족한 골 감각을 다듬는 등 더욱 분발해야 할 처지이다.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미디어그룹에 의해 '2008 올해의 아시아 선수'로 선정된 박지성은 며칠 전 인터뷰에서 "올 시즌에 10골 정도는 넣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박지성은 8일 오전 4시45분 열리는 더비 카운티와의 칼링컵 4강 1차전을 앞두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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