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억선 수필 사단 신춘문예 휩쓸었다

입력 2009-01-06 06:00:00

수필가 홍억선(53·사진)씨가 지도하는 대구·경북 수필창작반 수강생들이 2009년 전국 각 신문사 신춘문예 수필부문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신문 당선자 주인석씨(제주 영주신문에도 수필 '맷돌'이 당선돼 2관왕)를 비롯해 부산일보 박월수씨, 전북일보 신성애씨, 동양일보 정경자씨, 전북도민일보 문춘희씨, 그리고 복수 당선으로 취소된 경남신문, 전남도민일보 당선작까지 합치면 전국의 수필부문 신춘문예 9곳 중 8곳의 당선자들이 모두 지역 수필창작반 수강생들이다.

홍씨는 "2009년 신춘문예의 특징은 일상을 바탕으로 감동을 우려내던 서정수필이 퇴조하고 사물수필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매일신문 당선작 '왈바리', 부산일보의 '달', 동양일보의 '호박', 전북도민일보의 '상자' 등이 모두 사물수필에 해당한다. 이들 작품은 사물의 속성과 현상을 분석하고 그것들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재미보다는 수필의 문학성 확보를 위한 의미화 작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풀이했다.

홍씨는 최근 5년 동안 13명의 신춘문예 당선자를 비롯하여 신라문학대상, 평사리토지문학대상 등 전국 공모전과 문예지를 통해 모두 70여 명의 신인을 배출했다.

문학을 가르쳐서 될 일일까? 홍씨는 기초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학을 지도한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등단 전에 혹독한 기초 훈련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와 소설 등에 집중되어 있던 글쓰기가 수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대해 홍씨는 "수필은 시처럼 시대를 꿰뚫어보는 예지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소설처럼 무거운 역사적 담론을 책임지는 장르도 아니다. 수필은 생활의 기록으로부터 시작한다. 삶의 발자취를 뒤따라가며 정리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작업이요,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나를 너에게, 너를 나에게 알리는 소통의 도구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수필 강좌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씨는 대구수필창작반 지도교수,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수필창작반 지도교수, 동리목월문학관 수필창작반 강사, 경산 진량고 교감으로 재직중이며 수필문예지 계간 '수필세계'를 발간하고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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