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일일체험 이인기 국회의원

입력 2009-01-05 10:34:19

"운전대 잡으면 국민 목소리 생생히 느끼죠"

"어서 오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네, 읍내 아세아 농기구로 가 주세요. 많이 본 얼굴인데, 이인기 의원 아닙니까?"

3일 한나라당 이인기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이 성주읍에서 성주택시 '경북 12바 5032'호 일일 기사로 취직(?)했다.

이날 손님으로 김기인(51·성주 대가면)씨가 택시에 오르자 이 의원은 "올 참외농사는 어떻습니까"라고 안부를 물었다. 김씨는 "참외 묘를 하우스에 옮긴 지 보름됐는데 잘 자란다. 그런데 올해 경제가 어렵다고하니 참외값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철근파이프가 개당 9천원에서 1만3천~1만4천원으로 오르는 등 농자재 값이 턱없이 올랐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이 기사(?)는 "올해는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라고 말을 받으며 "잘 이겨나가야 할 텐데"라고 걱정했다. 10여 분의 짧은 만남 끝에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김씨는 택시비 5천원과 새해 덕담을 주고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이날 이 의원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기사 분들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며 "승객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2년 전 왜관에서 한 차례 택시기사 체험을 한 적이 있고, 당시에 택시운전 자격시험을 보고 면허증도 따 두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 오후 3시까지 일하기로 했는데 사납금이 3만원(반나절)인데 손님이 없어 걱정이다"며 "사납금과 연료비가 8만원 정도로, 하루 최소 13만~14만원 수입을 올려야 4인가족이 먹고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고령에서 또다시 일일 택시기사로 나서 주민여론을 살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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