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추진력도 '국보급'…양국보 코트라 비서팀장

입력 2008-12-29 06:00:00

사람은 자신의 이름대로 인생이 바뀌는 모양이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양국보(47) 비서팀장의 경우가 꼭 그런 경우다.

학창시절엔 그에겐 '계성중의 국보(國寶)', '달성고의 국보'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그의 한자 이름은 '國補'. '나라가 잘되게 도우라'고 아버지가 작명했다. 그는 '국보'할 일을 찾던 끝에 서울사대를 졸업한 뒤, 서울 경기상업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쳤다. 교직생활 3년이 지나자 보다 단기간에 국가를 도울 일이 하고 싶어졌다. 제자들의 성공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러던 중 국부 창출을 유도하는 KOTRA를 알게 됐고 결심이 서자 바로 학교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렇게 시작된 KOTRA 생활은 '천직'이라고 했다. 10년간의 해외 생활도, 잦은 보직 이동도 그에게는 신나는 일이다. 새로운 업무가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가 다녀간 곳에선 그의 열정이 묻어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파견 근무때 그는 디젤발전기 수출 길을 뚫었고,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힘센 엔진'이 탑재된 발전소 1·2·3기를 수출했다. 반응이 좋자 인근 국가인 쿠바에서 무려 500대를 구매했다. 우리나라 1만원권 화폐에 측우기가 그려진 것 처럼 지금 쿠바 10페소 지폐엔 '힘센 엔진'이 그려져 있다.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선 대구경북의 섬유산업을 위해 세계 텍스타일쇼를 기획했다. 70여개사를 초청해 전시하는 자리에 지역 출신 기업이 절반을 차지한 덕분에 LA가 우리나라 섬유 수출의 거점이 됐다고 한다.

국내에 들어와서도 그의 스타일은 변함이 없다. 비서실에 오기 전 인사팀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담당했는데 일부 여직원이 탈진할 정도도 혹독한 교육을 시켰다. 하지만 그는 여성 채용 증대에 기여했다며 여성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저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즐겁게 생활했지만 아내는 고생길이었고 특히 아이들은 친구가 없습니다." 이젠 자상한 아버지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뜻으로 들렸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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