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감도는 '여의도 크리스마스'…여야 대치 계속

입력 2008-12-25 09:39:26

25일 성탄절에도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상황은 미동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충돌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화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날까지 민주당이 협상에 계속 불응함에 따라 연내 강행 처리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고, 민주당은 '성탄절 휴전'이 끝나는 26일부터 한나라당이 직권상정 수순밟기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고 결사항전 태세를 가다듬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로선 민주당의 대화에 응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런 판단하에 한나라당은 연내에 ▷경제살리기 법안 ▷예산세출 관련 법안 ▷헌법 불합치·위헌 해소 법안 ▷사회개혁 법안 중 여론 지지율이 높은 법안 등을 처리하겠다며 당내 분위기를 '강행'처리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또 24일부터 연내 반드시 처리할 법안에 대한 재분류 작업에 돌입하고, 쟁점 법안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 간 TV토론을 제안하는 등 법안 처리를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25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은 26일부터 본격적인 법안 처리 수순밟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상임위별 법안 심의를 시도하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의 상임위 심사기일 지정 및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한 법안 처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에 앞장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김 의장은 아직 명확한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직권상정 대리 시나리오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성탄절에도 비상 대기령을 내리고 당번 체제를 가동,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 정무위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7일째 점거 중인 국회의장실은 계속 상황실로 가동 중이며 2시간에 한 번씩 당번조에 속한 의원들의 출결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24일 의총에서는 의원별로 입법투쟁 각오를 써서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 올리는 방안도 결의됐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의 강행처리 시나리오별로 대응 각본을 마련, 법안 저지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한나라당의 요청으로 김 의장이 심사기일을 지정해 직권상정 절차에 돌입할 경우 한남동 의장 공관과 본회의장 점거 등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한나라당이 26일부터 전(全) 상임위 강행처리를 시도하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실력저지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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