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더블더블'…오리온스 3연패 사슬 끊었다

입력 2008-12-24 08:28:10

▲ 23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대구 오리온스의 김병철이 창원 LG의 현주엽(왼쪽)과 박규현의 수비를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윤정현 인턴기자
▲ 23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대구 오리온스의 김병철이 창원 LG의 현주엽(왼쪽)과 박규현의 수비를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윤정현 인턴기자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덕분에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대구 오리온스는 23일 대구체육관에서 역시 3연패에 빠져 있던 창원 LG를 81대75로 누르고 네 경기째만에 승리를 맛보며 공동 6위로 뛰어 올랐다. 김승현(17점 12어시스트), 김병철(16점) 콤비가 맹위를 떨쳤고 공수에서 크리스 다니엘스(17점 8리바운드 5블록슛)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날 오리온스는 3점포가 터지지 않아 초반부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다. LG가 3점슛 16개를 던져 6개(성공률 38%)를 넣은 반면 오리온스는 18개를 던졌으나 불과 2개(성공률 11%)만 림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속공이 통했다. 경기 중·후반에 김승현을 중심으로 LG의 실책을 잇따라 속공으로 연결시키며 접전을 펼쳤다.

김승현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공격 활로를 열었다. 체구가 작은 이현민을 상대로는 돌파를 시도하거나 등지면서 골밑을 노리는 포스트업 플레이를 전개하고 자신보다 더 큰 박지현과 맞붙었을 때는 경기 흐름을 늦추는 등 상대 가드에 따라 공격 전술을 바꿨다. 김승현이 내·외곽을 부지런히 누비자 오리온스의 공격 작업도 한결 쉬워졌다.

1쿼터에 벤치를 지킨 김병철은 오랜만에 '피터팬'이라는 별명답게 날아올랐다. 2쿼터 경기 종료 1분17초 전 속공을 레이업슛으로 마무리한 뒤 연속으로 중거리슛을 꽂아 넣는 등 8점을 몰아쳤다. 3쿼터 막판에도 골밑 돌파를 성공시킨 데 이어 드리블하며 LG 코트로 질주하는 김승현의 속공 패스를 받아 잇따라 득점을 올렸다.

예상대로 LG의 아이반 존슨(9점 11리바운드)은 체격의 우위를 이용, 마이클 조이너를 상대로 골밑을 계속 파고 들었으나 움직임이 투박했다. 게다가 오리온스는 크리스와 이동준까지 협력 수비로 대항, 선방했다. 특히 크리스는 4쿼터 중반에 리바운드를 잡아가며 골밑 슛을 연거푸 던진 브랜든 크럼프와 존슨의 슛을 모두 쳐내는 등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이날 경기는 시종 일관 접전이었다. 1쿼터 초반 오리온스는 마이클(12점 7리바운드)의 3점슛 4개가 모두 림에 맞고 튕겨 나왔으나 크리스와 마이클의 골밑 공략으로 점수 차를 좁혀나갔다. 2쿼터 들어 김승현의 돌파와 김병철의 중거리포로 대항한 오리온스는 3쿼터 후반에 LG의 실책을 틈타 김승현과 김병철이 속공을 성공, 63대62로 앞서 나갔다.

승부를 가른 것은 4쿼터에 터진 크리스의 3점포. LG의 골밑 공격을 잘 막아내던 크리스는 경기 종료 40초 전 오리온스가 74대75로 뒤진 상황에서 외곽으로 빠져나와 3점슛을 성공시키며 홈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날 림을 뚫은 오리온스의 3점슛은 단 2개에 그쳤으나 경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크리스가 던진 두 번째 3점슛은 순식간에 승부를 가른 결정타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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