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저녁 노을에 햇빛이

입력 2008-12-24 06:00:00

이문희 지음/대건인쇄출판사 펴냄

이문희 바오로 대주교가 지난날들을 생각하고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책을 냈다. 이 책은 대주교가 죽음을 앞두고 절박함을 느끼며, 믿음을 전해야겠다는 일념에서 수술 후 병상에서 힘들게, 느리게 쓴 글들이다. 그래서 한 인간의 독백이고 한 신앙인의 절규에 가까운 글들이자,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온 한 사람의 자서전적 인생론이기도 하다.

대주교는 병상에서 생각나는 대로 지나온 날들을 회상하며 적었고 힘에 부치면 중단했다가 다시 썼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죽음과 삶에 관해, 사랑에 관해, 대주교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에 관해, 아버지와 어머니, 친구들과 추억에 관해 소곤소곤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학창시절 좋아했던 과목과 싫어했던 과목에 대해, 또 파리 유학생활과 군종신부로 마쳤던 군대생활에 관해서도 들려준다. 또 종교인으로서 자신을 매혹시킨 여러 성인과 순교자들에 대한 느낌도 전하고 있다.

'나를 매혹시킨 사람'이라는 장에서 대주교는 "나는 여간해서 밖으로 드러나게 감동하는 일이 잘 없는 사람이다. 물에 물 탄 듯 그냥 지나가고 속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런 구절을 비롯해 이 책에 실린 글 전반에서 대주교의 인간적인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대주교는 "내가 산 것을 말하고 그 삶의 길을 말하고 싶었으며 사람이 사는 그 길은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사랑을 다하여 자기를 온전히 바치면 죽게 되고 그러한 죽음은 하느님 안에서 온전히 살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려 한 것"이라며 여기 실린 글들은 거짓 없는 자신의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204쪽. 053)252-6737(펴낸 곳).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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