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자 읽기]신화의 시대

입력 2008-12-24 06:00:00

이청준 지음 /도서출판물레 펴냄

이 책은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이청준 작가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그의 사후에 출간된 소설로 그의 40여년 문학 인생을 총결산하는 필생의 역작인 셈이다.

계간지 '본질과 현상' 2006년 겨울호부터 4회에 나누어 연재했던 것으로, 생전에 작가는 이 소설을 3부작으로 계획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소설은 미완의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미완이라고 규정짓기도 어렵다. 애초에 계획한 3부작의 각 권이 저마다 다른 특성을 지니고 그것으로 완결되는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평소 긴 소설을 쓰지 않던 작가가 이례적으로 길게 구상한 3부작의 서장 부분이 바로 이 소설이다.

내용은 크게 세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 '선바위골 사람'은 작가의 선조들의 고향으로 이 마을에 흘러들어온 '자두리'라는 여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2장 '역마살 가계'는 작가의 조부로 짐작되어지는 인물이 선바위골을 떠나 외지에서 떠돌다 유골로 고향으로 돌아온 과정을 그렸고, 3장 '외동댁과 약산댁'은 작가의 어머니로 보이는 외동댁과 소설 속의 주인공인 태산의 출생과 성장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소설의 중심인 태산의 성장과정 중 출향까지만 다뤄 아쉬운 부분도 있다. 짧고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는 태산의 이야기에 대한 실마리만 던지고 작가가 세상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356쪽, 1만1천원.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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