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국회에 토론회 열풍이 불고 있다. 정책 개발을 위한 전문가 자문이나 전문성 제고 등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의원들에게 배정된 정책입법개발비의 소진(消盡)이라는 '숨은 뜻'도 있다.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19일'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의 금융위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한국경제가 처한 현실을 냉정히 볼 필요가 있어 토론회를 열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
김성조 의원은 17일 구미 상공회의소에서 '원평 뉴타운 조성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 의원 측은 "이번 토론회는 지방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뉴타운'조성에 관한 논의의 장이 됐다.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는 뉴타운 개발이 지방에도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기 의원도 17일 국회에서 칠곡, 당진, 청원 등 3개 군 군수 및 해당 지역 기초의회 의장과 공무원들을 불러 지역의 숙원인'시(市) 승격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명규·조원진 의원은 공동으로 지난 16일 국회에서 '그린카 보급 촉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동수 한국과학재단 본부장이 친환경 자동차인 그린카의 개발 동향과 국내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고, 관련 전문가들도 대거 참여했다. 조 의원은 이와 별도로 19일 국회에서 '녹색성장을 위한 녹색국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배영식 의원은 23일 은행연합회관에서 '중소기업 금융위기 실태와 해소방안을 위한 전문가 초청 정책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들은 "18대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토론회를 개최할 시기를 놓쳐 뒤늦게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 토론회에 대해 정책개발이나 전문성 제고 등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12월에 들어 토론회가 집중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마뜩잖은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토론회가 12월에 몰리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연말에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것처럼 의원들에게 지원되는 정책입법개발비를 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원들에게 지원되는 정책입법개발비는 연간 1천100만원 정도이지만 이런저런 항목이 더해져 실제로는 2천여만원에 이른다. 이를 12월 15일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책입법개발비 반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