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구라자와 아키라 감독의 '란'(1985)을 비롯해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2', 성탄 특선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이 방영된다. 신자라면 멜 깁슨이 연출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면 예수 고난이 뼈에 사무치도록 전해질 것이고, 고전영화 팬이라면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일본을 무대로 재현한 '란'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KBS2TV 21일 0시 10분 겨울특선영화로 방영되는 '게이샤의 추억'은 일반 영화팬들이 두루 좋아할 영화이다. 뮤지컬 '시카고'를 만든 로브 마샬 감독의 2006년 작품이다.
1929년, 일본의 작은 어촌. 신비로운 푸른 회색빛 눈동자를 지닌 소녀 치요는 가난 때문에 언니와 함께 교토로 팔려가게 된다. 자신이 게이샤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그녀를 시기하여 함정에 몰아넣는 하츠모모(공리)에게 겪은 갖은 수모를 겪으면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친절을 가르쳐준 회장(와타나베 켄)을 마음에 담고 게이샤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마침내 그녀를 수제자로 선택한 마메하(양자경)에게 안무, 음악, 미술, 화법 등 다방면에 걸친 혹독한 교육을 받고 최고의 게이샤 사유리(장쯔이)로 사교계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은근히 그녀를 사모하는 기업가 노부(야쿠쇼 코지)와 남작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구애도 거절한 채 회장을 향한 사랑을 지켜가던 사유리. 하지만 더욱 집요해진 하츠모모의 질투와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회장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사유리는 게이샤란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가질 순 있어도 사랑만큼은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997년 출판되어 영어판으로만 400만부 이상이 판매되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2년 이상 올랐고, 전 세계 32개 국어로 번역, 출판되었던 아서 골든 원작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한때 홍콩의 장만옥이 거론되기도 했던 여주인공 게이샤 사유리 역은 '와호장룡', '영웅'의 장쯔이가, '라스트 사무라이'의 와타나베 켄이 그의 마음 속 연인인 회장 역을 맡았다. 이외 양자경과 공리 등이 함께 출연한다.
중국의 톱 여배우들이 대거 일본 게이샤로 출연하면서 한때 반일감정을 가진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었던 영화다.
20세기 초반의 일본 풍경과 게이샤라는 독특한 직업 세계, 전쟁 속에서도 피어오르는 러브스토리 등이 볼 만하다. 흩날리는 벚꽃에서 휘몰아치는 눈보라까지 4계절을 담은 스크린과 화려한 색감의 게이샤를 HD로 감상할 수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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