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자식 키운 보람 빨리 오기를

입력 2008-12-20 06:00:00

경제불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은 바로 취업 준비생일 것이다. 힘겹게 공부해 대학에 진학하고 어학 점수와 각종 자격증을 따 놓았지만 취업문은 좁기만 하다.

지난 학기 졸업한 지인의 딸은 몇 번의 최종 면접에서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실력도 좋은데 자꾸 떨어지니 본인을 포함해 가족 모두가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한다. 어떤 이는 최종 1명에 선정되고도 취소통보를 받았단다. 경기가 자꾸 어려워지니 새로운 사람은 쓸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나도 대학교를 졸업하고 10개월간의 취업준비 기간이 있었다. 그동안 이력서를 100군데도 넘게 낸 것 같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고민도 많이 했다. 그때도 취업이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 상황보다는 나았으리라.

요즘은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께 현금을 가장 많이 드린다지만 나는 그래도 내복이 제일인 것 같아 내복을 사다 드렸다. 매일 밤 흘린 눈물을 깔끔히 잊게 해 준 첫 월급과 그 월급으로 부모님 내복을 고를 때의 그 즐거움이란 말로 표현이 어렵다.

첫 월급을 타서 사게 되는 내복은 자식들 공부시키려고 당신들은 덜 먹고 덜 입어 힘들게 살아오신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의 첫 표시이다. 옛날에는 내복이 고급 옷에 속했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은 그런 고급속옷을 잘 입고 다니질 못했다.

요즘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멋 부리려 안 입고 다녀 장롱 속에 처박혀 있는 신세이지만 자식이 첫 월급으로 사다주는 그 내복을 우리네 부모님들은 바라실 것이다.

경제가 좋아져 첫 월급의 기쁨을 누리고 그 월급으로 산 내복을 입는 부모님들의 밝은 표정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박숙현(대구 달서구 송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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