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과학영재학교를 제대로 키워보자

입력 2008-12-19 10:52:06

대구과학고가 경기과학고와 더불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최종 확정한 과학영재학교 2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로써 대구과학고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영재학교에 이어 과학영재학교로 거듭나게 됐다. 대구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 전환을 신청한 7개 시'도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과학영재학교로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과학영재학교가 과학고와 대비되는 점은 여러 가지다. 우선 과학영재학교는 학년별 교과과정을 따르지 않고 학생의 능력에 따른다. 대학처럼 학점을 따서 졸업하는 무학년 졸업학점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KAIST, 포스텍 등과 졸업 후 일정 인원 선발 협약을 맺어 대학진학이 사실상 자유로운 것도 일반고와 같이 경쟁체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과학고와 다르다. 내년 문을 여는 서울과학영재학교는 서울대, KAIST 등과 대학진학에 관한 협약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전국 단위의 교사 공모제를 실시하고 교장 공모제를 통해 교육운영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 영재학교 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래도 할 일은 많다. 영재학교는 지식과 기능이 전부가 아니다.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 핵심이고 이를 길러주는 교육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무슨 내용을 가르치느냐보다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영재성이 있는 학생들을 제대로 가려내 뽑는 일이 중요하고 이들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갖춰야 한다.

영재교육의 본질은 성적이 뛰어난 몇몇 학생들을 가려내는 것에 있지 않다. 정부가 영재학교를 육성하려는 취지는 여기에 사회 전체의 발전과 희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영재학교를 어떻게 키울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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