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쟁점법안 연내 모두 처리"

입력 2008-12-19 09:26:54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등 국정현안 처리를 위해 속전속결 전략을 채택했다.

한나라당은 18일 민주당의 육탄저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한 것을 신호탄으로 각 상임위의 쟁점법안들까지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할 땐 힘으로 맞붙는다는 결의다. 내년도 예산안 단독 처리를 하면서 힘을 얻은 한나라당이 청와대 측이 강조하는 '속도전'에 본격적인 보폭 맞추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쟁점법안 분류 작업 ▷상임위별 쟁점 법안 심의·처리 전략 수립 ▷쟁점 법안의 강행 처리에 대비한 명분 쌓기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통과시키기로 한 중점처리법안 136개 가운데 아직도 상임위를 거치지 못한 112개 법안을 신속히 처리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상임위별로 법안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을 확정하고, 야당의 물리적 반대가 있을 경우엔 질서유지권 발동도 불사키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또한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회의진행을 거부할 경우엔 '위원장이 개의 및 의사진행을 거부하면 직무권한 대행을 뽑을 수 있다'는 국회법 50조 5항을 적용해 한나라당 소속 간사를 중심으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정 직후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고,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며 "그래도 되지 않을 때는 돌파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이 왜 우리에게 과반수가 훨씬 넘는 다수의석을 줬는가 생각하면서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은 오늘부터 한마음이 돼 경제살리기법안, 세출예산부수법안, 사회개혁법안을 처리토록 할 것"이라며 "이제는 국민만 보고 세계적 금융위기를 돌파해야 하며, 이를 위해 연말까지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모든 법령을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모든 상임위 활동의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외교통상통일위 상정을 단독으로 강행한 것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상임위별 실력저지를 공언하고 있어 쟁점법안의 국회 통과까지는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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