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사무총장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 방침에 친박 측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경률 사무총장 등 친이 측이 주도하고 있는 당 조직 개편안은 현재와 같이 사무총장과 전략, 홍보본부장이 병렬식 분권형으로 된 당조직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일원화,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꾸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본지 17일자 12면 보도)
안 사무총장은 17일 최고위원회의 보고에 이어 19일 전국위원회에 상정, 처리한 후 당직자 일괄사표를 통해 당직개편까지 이끌어낸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으나 이날 친박 측의 반발에 봉착했다. 안 사무총장 등 친이 측은 19일 전국위 상정은 일단 유보하기로 했지만 당내 설득 작업을 조금 더 한 후 내년 초 다시 전국위 상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친박 측은 현재의 당조직과 체제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시절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당헌당규 개정 구상이 친이 측의 당 장악 구상과 연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고위원간담회에서 친박계인 허태열 최고위원은 "당력을 모아 하나로 가도 모자랄 판에 소모적인 분란을 일으켜 무엇을 할 것이냐"며 "당의 골격에 관한 문제는 전당대회라는 절차를 거쳐야지, 임시국회 소집하듯 전국위원회에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며 개정안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당직자도 "이렇게 될 바에는 차라리 그동안 논의과정을 '오픈'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 처리하기가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안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 "개정안의 80~90%는 강재섭 대표시절의 이명규 사무부총장이 만든 안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새로운 각오로 출발을 요구하고 있어 당도 그에 맞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주목된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여당이 됐으니 효율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만큼 조직이 분권적이기보다 집권적이어야 한다"며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이명규 전략기획본부장은 "당시 내가 만들었던 안은 '쇠고기 정국'에서 여당이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당조직은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으로 사무총장의 안과는 출발점이 다르다"고 지적하고는 "지금이라도 TF팀을 만들어 당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우원식 "최상목, 마은혁 즉시 임명하라…국회 권한 침해 이유 밝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