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십시일반(十匙一飯)의 기적

입력 2008-12-18 06:00:00

十匙一飯(십시일반). 열 사람이 한 술 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되고 여럿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이다. 1960년대 초등학교 시절 겨울 통나무 난로 주위에서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밥 한 숟가락씩 나눠서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한 어려운 친구에게 나눠 먹은 일들이 생각난다.

또한, 편지 봉투에 쌀 한 줌 씩 가져오기 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많이 내면 좋은 줄 알고 두 봉투이상 가득 담아서 제일 먼저 성미 수집운동에 참여한 기억들 그 운동이 적십자 사랑의 쌀 한 줌 모으기 운동이었음을 적십자에 몸을 담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다.

1971년도부터 시작한 적십자 사랑의 쌀 한 줌 모으기 운동은 현재까지 2만5천여명의 학생들에게 23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매년 1억원 정도의 장학금을 수여하는 향토 최대의 장학재단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당시 적십자 장학금을 받고 내일의 큰 일꾼이 되고자 다짐하며 그 고마움을 평생 잊지못하고 훌륭하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적십자운동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 1990년대에는 적십자에서 주도적으로 많은 야영 캠프 활동을 전개하였다. 야영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캠프단원들은 주·부식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광경을 보고 환경보호와 이웃돕기운동의 일환으로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쌀, 부식, 라면 등을 모아서 몇 가마니, 몇 상자를 양로원에 보낸 경험이 있다.

전국 적십자사 단원들이 1990년도부터 연필, 볼펜, 노트, 지우개 등 학용품을 모아서 캄보디아, 몽골, 스리랑카, 북한 등 39개국 저개발국가 어린이에게 학용품을 보내는 우정의 선물상자 보내기운동이 지금 전국에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해외에 보낸 학용품은 상자 수로는 20만 상자에 금액으로는 20억 원 정도의 십시일반의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엔 흔한 학용품이지만 어려운 이웃나라의 어린이들에게는 생전 처음 보는 연필, 지우개 등 학용품을 받고 무척이나 좋아했으리라. 이 선물은 대한민국을 저개발 국가에 알리고 글로벌시대에 좋은 이웃 코리아의 우수한 외교활동 프로그램임에 무척 자부심을 느낀다.

이 외에도 십시일반의 기적이 지난 9·30 경북적십자의 밤 행사에서도 일어났다. 도내 각계 각층의 천사들이 참여하여 후원금액이 1억여원 이상이 모금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 행사의 수익금으로 내년도에 도내 취약계층, 차상위 계층의 노인들에게 밝은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무료 개안 및 안구질환 수술을 해 드리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위의 사례들이 십시일반의 기적들이다. 한 톨의 쌀 한 줌부터 한 자루의 연필, 동전 하나 성금이 모이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기적을 보면서 개인이나 기관 단체에서 각종 행사시 축하의 화환들이 즐비한 장면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행사가 화려해 보이지만 행사가 종료됨과 동시에 철거되는 모습을 보면서 화환 대신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쌀이나 성금을 기탁받아 우리의 이웃들에게 나눠준다면 또 다른 사랑의 기적 프로그램이 창출됨이 분명하다.

지금 세계는 경제불황, 아니 공황상태의 어려운 시기라고 인지하고 모두들 미래를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고 있는 시대이다. 이 어려운 시대도 지혜롭게 잘 극복하여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여야 한다.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십시일반의 기적, 나눔운동 즉 적십자 회비모금 운동이 활성화되어지길 기대해본다.

함께하는 세상, 적십자운동에 동참하고 후원하여 주신 각계각층의 소중한 모든 천사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새해에도 십시일반의 기적이 일어나길 고대하여 본다.

김영길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