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 숟가락씩 보태면 밥 한 그릇은 쉽다

입력 2008-12-16 10:46:18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라디오연설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이 불경기 속에서 서민들의 소액기부가 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부터 시작한 희망나눔캠페인의 모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희망나눔캠페인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연말연시에 벌이는 이웃돕기행사이다. 올해는 경제난이 심한 점을 감안해 모금 증가율을 예년 절반인 5%로 낮춰 목표액을 2천85억 원으로 잡았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10년 만에 처음 목표액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걱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고 한다. 한 통화에 2천 원이 쌓이는 ARS자동모금전화는 지난 2주 동안 9만3천 통이 걸려 와, 지난해 동기(5만7천 통)에 비해 60%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어렵기는 매한가지인 서민들이 더 마음을 쓴다는 신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런 작은 손들의 온정에 힘입어 전체 모금액도 16일 현재 628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자선단체 굿네이버스는 개인 기부가 지난해 88%에서 올해는 93%까지 늘었다는 소식이다. 평균 기부금도 1만5천 원에서 2만3천 원으로 커졌다는 것이다. 여러 모금 단체와 개인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찾는 손길 가운데는 아이 돌잔치, 아내 생일, 송년모임, 팔순잔치를 취소하거나 비용을 떼어 내놓는 경우들이 많다고 한다. 각 종교단체에서도 베풀고 나누자는 목소리를 어느 때보다 크게 내고 있는 요즘이다.

어렵지만 자신보다 더 힘든 처지를 이해하는 마음을 모아 이 힘든 겨울을 건너자. 꼭 큰돈이고 거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누려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세상에 따스한 훈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기업들도 어렵겠지만 사회에 보탬을 줄 여력이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부자들도 스스로를 돌아볼 때다. 한 숟가락씩 보태면 밥 한 그릇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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